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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저는 55세로 노숙인 시설에서 자활근로 중에 있습니다. 5년 전 생활정보지에서 구인광고를 보고 연락했던 회사에서 취업 시 급여통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해서 제 신분증 및 인감증명서 등 서류를 회사에 제출한 일이 있습니다. 그런데 회사에서 제 인감 등을 이용해서 은행 대출을 받아 잠적했습니다. 결국 제겐 은행대출 2천만 원만 빚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저는 신용불량자가 되었고 그 후부터 노숙인 쉼터를 전전하며 생활하고 있습니다. 소득은 월 평균 70만원에 불과해 빚을 갚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적은 돈이지만 임차보증금을 모아 시설에서 독립할 꿈도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빚 때문에 엄두를 내지 못합니다. 주변에서는 이런 저에게 파산신청을 해보라고 하는데 파산이란 어떤 것인지요?

답 개인파산제도의 주된 목적은 모든 채권자가 평등하게 채권을 변제받도록 보장함과 동시에, 채무자에게 면책절차를 통하여 남아 있는 채무에 대한 변제 책임을 면제받아 경제적으로 재기·갱생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것입니다. 개인파산을 신청하는 이유는 주로 파산선고를 거쳐 면책결정까지 받음으로써 채무로부터 해방되기 위한 것입니다.

파산은 파산과 면책이라는 두 가지의 절차로 진행됩니다.

채무자는 자신의 채무를 지급할 수 없는 때 법원에 파산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305조 제1항). 법원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파산 신청일부터 30일 이내에 파산선고 여부를 결정해야 합니다(개인파산 및 면책신청사건의 처리에 관한 예규 제3조 제1항). 그러나 파산선고 및 파산절차의 종결만으로는 채무자가 빚을 갚아야 할 책임이 사라지지 않습니다. 채무자가 빚을 탕감받기 위해서는 법원에 파산을 신청하는 것과는 별도로 법원의 결정으로 채무를 변제할 책임을 면제받는 면책을 신청해야 합니다. 법원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면책신청일(파산신청과 동시에 면책신청을 한 경우에는 파산선고일)부터 60일 이내의 날짜로 면책심문기일 또는 면책신청에 대한 이의기간을 지정해야 합니다(동예규 제3조 제2항).

면책신청이 있는 경우 면책신청에 관한 재판이 확정될 때까지 채무자의 재산에 대해 파산채권에 기한 강제집행·가압류 또는 가처분을 할 수 없습니다. 또한 면책신청에 관한 재판이 확정될 때까지 채무자의 재산에 대해 파산선고 전에 이미 행해지고 있던 강제집행·가압류 또는 가처분은 중지됩니다(동법 제557조 제1항).

면책결정이 확정되면 중지한 절차는 그 효력을 잃습니다(동법 제557조 제2항).

법원은 면책 불허가 사유에 해당되지 않는 경우에는 면책을 허가해야 합니다(동법 제564조 제1항).

면책불허가 사유로는 채무자가 사기파산죄(제650조)·과태파산죄(제651조)·구인불응죄(제653조)·파산수뢰죄(제655조)·파산증뢰죄(제656조) 또는 설명의무위반죄(제658조)에 해당하는 행위를 했다고 인정되는 경우, 채무자가 파산선고 전 1년 이내에 파산의 원인인 사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사실이 없는 것으로 믿게 하기 위해 그 사실을 속이거나 감추고 신용거래로 재산을 취득한 사실이 있는 경우, 채무자가 허위의 채권자목록 그 밖의 신청서류를 제출하거나 법원에 그 재산상태에 관해 허위진술을 한 경우, 채무자가 파산면책신청 전에 면책을 받은 경험이 있는 경우 면책허가결정의 확정일부터 7년이 경과되지 않은 경우, 채무자가 개인회생절차의 면책을 받은 경험이 있는 경우 면책확정일부터 5년이 경과되지 않은 경우, 채무자가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에서 정하는 채무자의 의무를 위반한 경우, 채무자가 과다한 낭비·도박 그 밖의 사행행위를 해서 현저히 재산을 감소시키거나 과대한 채무를 부담한 사실이 있는 경우 등입니다.

귀하의 경우, 자활근로를 통해 월 평균 70만원의 소득이 있지만 1인 최저생계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더군다나 자활근로 특성상 계약직이기 때문에 꾸준한 소득발생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사정을 종합해 보면 귀하께서는 채무지급불능상태에 빠져있으므로 개인파산·면책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문 저는 대학교 4학년 때 조현정동장애(조현병)를 앓기 시작하면서 10여년 이상 정상적인 소득활동을 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병원비와 생활비가 부족하게 되었고 대출과 신용카드를 통해 이를 충당하였습니다. 채무를 변제하기 위한 노력도 해봤지만 조현병을 앓고 있는 저로서는 매우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이자만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상황을 계속 지켜볼 수가 없어 결국 파산·면책을 신청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주변사람들이 파산을 신청하면 앞으로 사회생활이 어려워지며, 관공서에서 발급받는 모든 증명서에도 저의 파산사실이 기재된다고 합니다. 파산을 하면 어떠한 불이익이 있나요?

답 파산선고가 내려지면 다음과 같은 불이익이 있습니다. 첫째, 각종 법률상의 제한이 따릅니다. 사법상으로는 후견인, 유언집행자, 수탁자가 될 수 없습니다. 또 상법상 합명회사 및 합자회사 사원의 퇴사 원인이 되며, 주식회사 및 유한회사의 이사는 당연퇴임하게 됩니다. 공법상으로는 공무원, 변호사, 공인회계사, 변리사, 공증인, 법무사, 교원, 세무사 등이 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제한은 이후 면책 결정이 내려지면 모두 복권되어 없어지게 됩니다.

둘째, 신원증명사항에 있어서는 면책허가결정을 받지 못하거나 면책결정이 취소된 채무자에 한해서 파산선고 확정사실이 채무자의 신원증명업무를 관장하는 등록기준지 시·구·읍·면장에게 파산선고사실이 통지되고 신원증명서에 신원증명사항의 하나로 기재됩니다.

셋째, 파산을 선고 받아 면책결정이 확정된 경우 법원은 전국은행연합회에 그 사실을 통보하고, 전국은행연합회는 그 정보를 5년간 보관하게 됩니다. 이에 따라 통장 개설은 가능하지만, 신용카드 발급이나 대출 등 신용거래는 일반적으로 어렵습니다.

전규선 상담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