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한국가정법률상담소 100년을 향해 (26)

한국가정법률상담소, 대한민국 법률구조의 역사

가족법개정운동과 한국가정법률상담소 (2)

 제2차 가족법개정(1963~1977) (1)

1962년 7월에는 여성문제연구회 등 7개 단체가 주동이 되어 가족법 개정을 촉구하는 건의서를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에 제출한 바도 있었지만 별 소득이 없었다.

상담소에 접수되는 불행한 사연의 대부분이 바로 이 불합리한 가족법 때문임을 날마다 목격하고 실감하는 상담소로서는 이를 더 근원적으로 치유하기 위해서는 가족법의 완전한 개정만이 그 대책임을 절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가족법 개정이야 말로 남존여비사상의 제물이 되어 온 여성들에게 인간회복의 길을 터주고 여성의 불행, 가정의 비극을 덜 수 있다는 확신 아래 상담소는 기회 있을 때마다 가족법 개정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외쳤다.

1972년 유신헌법이 등장하고 1973년 초 유신헌법에 따른 첫 국회가 구성되자 10명의 여성국회의원이 탄생했다. 이 무렵은 우리나라에서 가족계획 사업이 시작된 지 10년째 되는 해였다. 초기에는 상당한 효과를 거둔 가족계획 사업은 점차 벽에 부딪히고 있었는데, 그 원인은 뿌리 깊은 남아선호사상 등 전통적인 가족관계에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었다. 이러한 제반 여건 때문에 가족법 개정의 기운이 각계에서 일기 시작했고 1973년 4월 27일 상담소와 대한YWCA연합회는 가족법 개정 강연회를 개최하고 가족법 개정을 위한 범여성운동을 전개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 강연회에 대한 호응은 예상을 넘어 대단했다. 그리하여 1973년 5월 21일 27개 여성단체가 참가한 가운데 가족법개정추진위원회 구성을 위한 준비위원회가 열렸고 마침내 6월 28일 전국 61개 여성단체가 연합한 범여성가족법개정촉진회 결성대회가 열렸다.

여성단체 대표 및 회원들, 사회저명인사 등 1,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명여고 강당인 삼일당에서 열린 이날 결성대회는 이태영 소장의 ‘가족법은 개정되어야 한다’는 제목의 주제 강연을 시작으로 촉진회 회장에 이숙종, 부회장에 김봉희, 김정례, 손인실, 오춘희, 이태영 , 현기순 등 6명을 선출하고 선언문과 결의문을 채택하였다.

이 당시 범여성가족법개정촉진회에서 마련한 가족법 개정 10대 요강은 다음과 같다.

- 호주제 폐지

- 친족범위 결정에 있어서의 남녀평등

- 동성동본 불혼제도 폐지

- 소유 불분명한 재산에 대한 부부의 공유

- 이혼배우자의 재산분배청구권

- 협의이혼제도의 합리화

- 부모의 친권 공동행사

- 적모서자관계와 계모자관계의 시정

- 상속제도의 합리화

- 유류분 제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