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할까요

가정법률상담사례

혼인 ❻

● 혼인 중에는 재산분할이 인정되지 않는다

Ⓠ 남편이 퇴직한 지 20여 년이 되었는데 경제권이 남편에게 있어서 모든 저축 및 생활비 지출을 남편이 관리하고 있습니다. 저는 매월 용돈으로 이십 여만 원을 받습니다. 저의 병원비와 약값에도 턱없이 부족하나 남편은 절대로 더 줄 수 없다며, 제가 돈을 달라고 하면 무시와 폭언을 합니다. 남편은 매달 연금 삼백여만 원과 부동산 임대료 수익도 있고, 예금과 부동산 자산도 많습니다. 남편 명의로 되어 있는 모든 재산은 결혼 후 모은 것으로 제가 알뜰히 살림한 기여도도 있는데, 이혼하지 않고 재산을 나눌 수 없는지요?

Ⓐ 민법은 부부의 일방이 혼인 전부터 가진 고유재산과 혼인 중 자기 명의로 취득한 재산은 특유재산으로 하고(민법 제830조 제1항), 그 특유재산은 부부가 각각 관리·사용·수익하도록 하고 있습니다(동법 제831조). 이것은 법정 부부재산제에 관하여 별산제를 취한 것으로 재산취득에 상당 부분 기여한 배우자라도 재산에 대한 명의가 없다면 부부재산관계에서 불리한 입장에 놓이게 됩니다. 이러한 별산제의 원칙상 혼인 중 재산분할이 인정되지 않으며, 민법상 재산분할은 이혼을 전제로 부부가 혼인 중 형성된 재산을 나누는 경우에만 인정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부부가 장기 별거인 경우 또는 부부의 일방이 정당한 이유 없이 부양의무를 이행하지 않거나 혹은 재산을 낭비하거나 재산을 일방적으로 처분하는 경우 등에도 혼인 중에는 재산분할이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귀하는 이혼이 전제가 되지 않으면 재산분할 청구를 할 수 없습니다. 이러한 현행 부부재산제는 개정될 필요가 있습니다.

● 남편의 병원비 때문에 진 아내의 빚은 남편에게도 책임이 있다

Ⓠ 이웃에 사는 아주머니가 남편이 간경화로 수술을 해야 하는데 병원비가 없다고 하여 돈을 빌려주었습니다. 그런데 아주머니의 남편이 퇴원하고 한참이 지나도 돈을 갚지 않아 수차례에 걸쳐 돈을 갚으라고 독촉하였으나 소용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 남편에게 빚을 갚으라고 요구하였더니 빌려간 아내에게 받으라며 갚지 않습니다. 그 부부의 유일한 재산은 남편 명의의 집뿐입니다. 제가 빌려 준 돈을 받을 수 있는지요?

Ⓐ 민법상 부부간에는 일상의 가사에 관하여 서로 대리권이 있고(민법 제827조 제1항), 또한 부부의 일방이 일상의 가사에 관하여 채무를 부담한 경우에는 다른 일방도 이로 인한 채무에 대하여 연대하여 갚을 책임이 있습니다(동법 제832조). 일상가사채무인지 아닌지의 판단은 사회적 지위, 직업, 재산, 수입능력 등 생활 상태뿐만 아니라 법률행위의 객관적인 종류와 성질 등도 고려됩니다(대법원 1997. 11. 28. 선고 97다31229 판결). 일상가사 여부에 대한 판례를 보면 통상 가정생활에서 필요한 행위, 즉 식료품, 일용품의 구입, 교육비, 의료비 지출, 주택구입비 등은 일상가사 범위에 속하는 것으로 볼 수 있으며, 금전차용에 있어서도 그 목적이 부부의 공동생활에 필요한 자금조달로서 차용 금액이 일상적인 생활비로서 타당성이 있는 경우에는 일상가사의 범위에 포함된다고 하고 있습니다. 남편의 병원비에 쓸 목적으로 돈을 빌렸다면 일상가사로 볼 수 있고 남편도 이를 갚을 책임이 있습니다. 따라서 귀하는 이웃집 아주머니와 그 남편을 상대로 대여금청구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판결 이후에도 채무를 변제하지 않을 경우 남편 명의 부동산에 대하여 강제집행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 가정법률상담 사례집 「어떻게 할까요」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