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메시지 _ 이달의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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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메시지

 

 

가정의 달에 우리 가정과 국가를 다시 생각하며

 

 

21세기 초반 우리 사회는 높은 이혼율로 들썩였습니다. 인구 1천 명당 건수를 말하는 조이혼율이 2002년 3.0, 2003년 3.4로 최고점을 경신하던 때였습니다. 이미 상담소는 낮은 혼인율, 높아지는 이혼율, 고령화 사회로의 급속한 진입 등 인구문제가 우리 사회 전반에 가져올 여파에 대해 깊은 고민을 시작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조이혼율은 2003년을 기점으로 조금씩 하락하여 2015년부터는 2.1 그리고 지난해 2021년에 이르러서는 2.0을 기록하였습니다. 하지만 낮아지는 조이혼율과 더불어 조혼인율의 문제도 함께 보아야 합니다. 조이혼율이 최고점을 기록하던 2002, 2003년 조혼인율은 6.3이었고 2004년의 경우 6.4였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조혼인율은 3,8입니다. 낮아지는 조이혼율에는 마찬가지로 낮은 조혼인율이 있습니다. 물론 조이혼율과 조혼인율의 단순비교에는 문제가 있지만 그래도 굳이 이야기해 보면 혼인을 하지 않으니 이혼도 하지 않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코로나19 팬데믹이 본격화된 2020년을 지나면서 그 여파가 전 세계를 뒤흔들었고 당연히 가정 문제 또한 그 중심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서구의 많은 가정이 지역봉쇄와 재택근무 등을 이유로 가족구성원이 함께 가정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가족구성원 특히 부부 간 갈등, 마찰이 심해졌고 이로 인한 이혼이 증가했다는 보도가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사회의 양상은 조금 달랐습니다. 서구와 달리 코로나19로 인하여 이혼은 오히려 줄었는데 그 원인으로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직계 가족을 제외한 시가, 처가 등과의 만남이 줄어들면서 가족 갈등이 완화되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이는 서구와 달리 혼인을 가족의 결합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큰 우리 사회의 특성을 어느 정도 반영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렇게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닙니다.

상담소의 상담통계를 보면 이혼 상담의 경우 20204,239건에서 20214,616건으로 소폭이지만 증가하였는데 그 이유는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부부 간 성격 차이나 경제문제 등으로 갈등이 폭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대미문의 사태 앞에서 가족 사이 갈등과 마찰이 일시적으로 봉합된 것처럼 보였지만 갈등의 근본적인 원인이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나타난 것입니다. 그리고 여기에 고령화 사회의 문제와 함께 보아야 할 노년 이혼이 있습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1 혼인·이혼 통계와 상담소의 상담 통계가 같은 맥락을 보이는 부분이 노년 이혼의 확연한 증가 추세입니다. 통계청의 발표에 의하면 우리 사회의 평균이혼연령은 지속적인 상승 추세를 보여줍니다. 전체적인 이혼율은 감소세를 보이지만 남성의 경우 60세 이상, 여성의 경우 50세 이상 이혼율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혼인지속기간 30년 미만 이혼은 감소한 반면, 30년 이상 이혼은 전년에 비하여 7.5% 증가했다고 합니다. 이러한 경향은 상담소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60대 이상 남녀의 이혼 상담 비율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드러납니다. 60대 이상 여성의 경우 20014.5%에서 20119.2%, 202125.7% 그리고 60대 이상 남성은 20017.7%, 201015.0%에서 202147.7%로 증가했습니다. 10년 전과 비교하여 여성은 2.8, 남성은 3.2배 증가하였으며 20년 전과 비교하면 여성은 5.7, 남성은 6.2배 증가한 것입니다. 이혼 상담을 위해 지난해 상담소를 찾은 최고령자 남성은 89, 여성은 85세였습니다. 남녀를 불문하고 이들은 모두 부부 사이에서 그리고 가족 안에서 무시와 소외, 고립과 빈곤 그리고 불안을 호소합니다. 평화롭게 인생의 말년을 보내야 할 시기에 여전한 삶의 고뇌와 무게를 내려놓을 수 없어 조금이라도 그 무게를 덜어 보고자 상담소를 찾는 것이라 보여집니다.

고령화 사회의 그늘은 이렇게 한 사람 한 사람에게도 깊은 어둠을 드리우고 있으며 이러한 현실에서 그 무게를 함께 나누고 덜어주는 일이 국가와 사회의 책임일 것입니다. 또한 이런 가정의 현실을 지근거리에서 가장 깊은 곳까지 들여다보면서 더불어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는 곳이 상담소입니다. 이번 기회에 상담소는 이러한 시기이기에 더 힘들고 괴로운 이들에게 조금이라도 가까이 가기 위해 화상상담이라는 새로운 비대면의 통로를 마련하고자 준비하고 있습니다. 대면을 원칙으로 상담을 해온 상담소이지만 어쩔 수 없는 시대 상황 속에서 상담의 새로운 장을 모색한 것입니다. 대통령 당선자는 국정의 목표를 국민 한분 한분이 행복해지는그리하여 국민이 즐겁게 잘 살 수 있는 시대를 만들겠다고 하였습니다. 저는 이것이 상담소에서 늘 이야기하는 가족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의 복리, 바로 그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국민은 어떤 형태로든 가족의 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새 정부가 실질적이고 실천적으로 가정과 가족구성원의 복리를 구현하는 정책을 수립하고 실현해 줄 것을 기대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두 세대가 넘는 시간 동안 법률구조의 역사를 써오면서 우리 사회의 가정문제에 헌신해 온 상담소가 지금이야말로 그 빛을 발해 이제까지보다 더 넓고 깊게 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일이 절대적으로 필요할 것입니다. 가정의 문제는 남녀 성별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의 근간을 유지하고 이어가는 국가의 근본적인 과제와 닿아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름다운 5월에 맞이하는 가정의 달입니다. 조심스럽게 일상의 회복을 시작하는 이때, 우리 사회의 모든 가정, 모든 가족구성원들의 삶에도 더 없는 평화와 안정이 깃들기를 바랍니다.

 

 

곽 배 희

한국가정법률상담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