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가정폭력예방 지침 둥지교실 VIII

나와 가족의 행복한 관계를 위한 정신건강 챙기기 (3)

Ⅱ. 주제 및 내용

제 1 강 모든 정신적 어려움의 근원, 성격장애

■ INTRODUCTION

1강에서는 모든 정신적 어려움의 근원인 성격장애를 살펴보도록 한다. 성격적 어려움을 우리 모두 조금씩은 갖고 있다. 우리는 성격장애 수준은 아니더라도 누구나 조금씩은 성격 특성으로 인한 어려움이 있다고 이야기한다. 누군가를 평가하고 판단하기 위한 목적보다는 내가 나를 돌아보고 주변인들을 깊이 있게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목적으로 성격적 어려움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

■ POINT

Ⅰ. 서론

성격이란 자신, 중요한 타인, 환경에 관한 사고나 지각에서 비교적 지속해서 보이는 패턴이다. 성격은 긍정적이고 건강한 인간관계 수립의 근간이 되고 타인과의 친밀함을 유지할 수 있는 기초로써, 삶의 만족감에 있어 중요하다. 타인과 친밀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고유한 생각과 느낌을 노출할 수 있고, 동시에 타인의 욕구에 민감하게 반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대 뇌과학에서 성격의 70~80%는 타고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역사적인 자료를 살펴보아도 조상의 성격과 후손의 성격이 유사한 경우가 많다. 이런 타고난 측면이 있어서 성격은 좀처럼 바뀌지 않는다. 그러나 후천적인 영향이 아예 없는 것 역시 아니다. 내가 태어난 성격적 특성이 상황에 따라 환경에 반응할 때 긍정 또는 부정적 시너지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우리가 자신의 성격을 적절하게 다루고 환경을 변화시키려고 노력할 여지는 충분하다. 스티븐 콥이라는 학자의 유명한 저작 <성공하는 사람의 7가지 습관>에서는 건강하고 행복한 이들에 관한 특징을 다루고 있다. 이에 따르면, 건강하고 행복한 사람의 삶은 건강한 습관으로 이루어진다고 한다. 좋은 습관을 확인하고 훈련해서 그것을 나의 습관으로 만들면, 즉 타고난 성격에도 불구하고 나의 생활에 건강한 습관을 배치하게 되면 삶은 달라질 것이다.

Ⅱ. 본론

성격장애란 성격이 완고하고 비적응적이어서, 개인의 사회적 및 직업적 기능에 유의한 장애가 발생한 경우를 뜻한다. 성격은 자신, 중요한 타인, 환경적인 주변 상황들에서 일관성을 갖고 나타난다는 점에서 패턴화되어 있다. 이러한 장애는 전 생애에 걸쳐 지속하고 주로 아동 및 청소년기에 두드러지게 나타나며 성인기 동안 지속하다가 중년 또는 노년기에 다소 감소한다.

성격장애는 이를 식별하는 공통 기준 네 가지 중 두 가지가 충족되면 장애 수준으로 진단할 수 있다.

첫 번째로 인지(생각)가 있다. 생각 자체는 현실과 괴리가 있다. 생각은 타인과 상호작용을 통해 현실성 여부를 검증해야 비로소 현실적인 생각인지 판단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검증과정 없이 일방적으로 자신이 타인보다 우월하고 자신만 절대적으로 옳다고 생각한다면 다른 이들과 갈등을 겪기 쉽다. 타인에 대해 ‘저 사람은 별 볼 일 없는 사람이야.’, ‘하찮은 사람이야.’와 같이 생각하며 정상적인 사고를 하지 않는 것이다. 별일도 아닌데 굉장히 심각하게 받아들이거나, 자신의 인격이 훼손당했다고 느끼는 것도 이에 해당한다.

두 번째는 정동(감정)이다. 내가 스스로 느끼는 감정은 무드(mood), 기분이라고 하는데 누군가 내 감정을 객관적으로 보고 느끼게 되는 것을 정동(affection)이라고 한다. 별일 아닌데도 과도하고 불같이 화를 내거나 맥락 없이 욱하는 감정표현은 타인이 봤을 때 이해하기가 어렵다. 남들은 기쁜 일이 있어서 웃고 즐거워하는 분위기인데 혼자만 시무룩한 표정을 하고 기뻐하지 않는 것도 남들이 봤을 때 감정 상태가 적절하지 못한 것으로 인식된다.

세 번째는 대인관계이다. 사람들을 만나려 하지 않고, 사람들을 만나도 꿔다 놓은 보릿자루처럼 관계가 형성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반대로 사람을 만나면 마치 십년지기처럼 친밀해지는데 그 이후부터 갈등이 계속 일어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대인관계 양상 모두 자연스럽지 않다.

마지막으로 충동 조절이다. 계속해서 물건을 사거나 사치를 하고, 위험한 행동을 하거나 성적으로 문란해지는 것 등도 성격적 어려움으로 분류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인지, 정동, 대인관계, 충동 조절 중에 두 가지 이상이 해당한다면 성격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 아래에서는 사례와 함께 정신장애의 각 유형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1) A군(cluster A) 성격장애

의심이 많고 기괴하고 마술적인 성격 유형이다. 광범위한 불신과 의심으로 대표되는 편집성 성격장애와 관계에서 고립되고 제한적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분열성 성격장애, 그리고 마술적인 사고와 기괴한 지각경험을 하는 분열형 성격장애가 있다.

① 편집성 성격장애는 의심이 많고 타인이 자신에게 해코지할 것이라는 생각에 항상 날카롭게 신경이 곤두서 있다. 이러한 성격장애는 주변인의 성실성과 신용을 의심하고 타인에게 마음을 잘 열지 않는다. 평소에도 다른 이들이 하는 말의 숨겨진 의도는 뭘까 생각하며 부풀려서 이야기를 지어내고 자신을 스스로 속이는 모습이 상당히 많이 나타난다.

② 분열성 성격장애는 사회적 관계를 맺지 않고 정서적으로 메마른 모습이 많다. 이런 유형은 이성에 관한 관심이 없고 타인과 협업하는 것을 힘겨워한다. 자신에게 호의를 가지고 있는 극소수의 사람들과만 즐거움을 추구하는 때도 있다. 굉장히 냉담하고, 고립되어 있고, 웃고 우는 등의 감정표현을 하지 않고, 타인과 단절된 채 자신만의 세계를 추구한다.

③ 분열형 성격장애는 행동이 괴상하고 비현실적인 생각을 하는 경우가 많다. 서로 연결되지 않은 것을 연결해서 생각하는 때도 있다. 밖에서 나는 소리를 자신을 향한 음모로 판단하는 피해의식, 관계 망상적 사고를 보이거나, 괴이한 믿음이나 마술적 사고를 하기도 한다. 이러한 특성은 의심이 많은 편집적인 사고로도 이어진다.

(2) B군(cluster B) 성격장애

극적이고 변덕스럽고 과도하게 자기중심적인 성격 유형이다. 지나치게 연극적이고 과시적인 히스테리성 성격장애, 자신을 비현실적으로 과대평가하는 자기애적 성격장애, 타인의 권익을 침해하고 비도덕적인 반사회적 성격장애, 그리고 극도의 불안정한 정체성을 보이는 경계선 성격장애가 있다.

① 경계선 성격장애

② 연기성 성격장애

③ 반사회적 성격장애

④ 자기애성 성격장애

B군 성격장애에는 타인에게 해악을 많이 끼치는 성격장애가 많이 포진해 있다.

첫째, 현대 사회에서 많이 늘어나고 있는 경계선 성격장애가 있다. ‘경계’란 현실과 현실 아닌 것, 좋은 것과 싫은 것, 이상화와 가치절하, 선과 악의 경계를 의미한다. 이러한 극과 극이 경계를 사이로 수시로 교차한다. 이 유형은 대인관계나 자아상의 면에서 매우 불안정하고 감정 기복이 매우 심하며 충동적인 모습을 보인다. 경계선 성격장애는 타인에게 매우 매력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이 유형과 이성 관계를 맺거나 결혼생활을 하게 될 때 경계선 성격장애는 상대방을 자신의 이상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속적으로 비난하고 공격한다. 그러다가 상대방이 떠나려고 할 때는 자해를 하거나 자살 위협을 할 수 있다. 스스로 자신의 정체감이 혼란스럽고 상대가 자신을 떠나려는 것에 대한 유기 불안이 있기 때문이다. 충동이 심해 심한 사치를 부리거나, 폭식하거나, 과속 운전을 하거나, 죽을 의도가 없이 반복적으로 자살 시도를 하기도 한다. 이러한 장애가 심해지면 환청이 들리고 망상이 심해지기도 하고, 자신 안에 다른 인격이 발현되는 해리성정체감장애 혹은 다중성격장애로 이어지기도 한다.

둘째, 연기성 성격장애는 과도한 감정표현과 관심 끌기 행동을 특징으로 한다. 관심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불편함을 느끼기에, 상황에 어울리지 않게 성적 유혹을 하거나 도발적인 행동을 하기도 한다. 이러한 유형은 연극배우처럼 과장된 표현을 자주 하고, 타인이 자신에게 온전히 집중하지 않거나 자신에게 주목하다가 신경을 다른 곳에 쓰게 되면 가뜩이나 낮은 자존감이 손상되면서 상처받는다. 동시에 어떻게든 타인이 다시 자신에게 주목하게 만들려고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한다.

셋째, 반사회적 성격장애는 사회적 질서나 규범을 무시하고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 타인을 자신의 이득을 위한 도구나 부품으로 생각한다. 반복적으로 거짓말을 하거나 범죄 행동을 반복적으로 한다. 이 유형은 본인의 책임을 다른 사람에게 떠넘기고, 타인을 해코지하기도 한다. 타인에 대한 공감력이 떨어져 상대방의 감정에 대해서는 별 관심이 없다. 간혹 누구보다 잘 공감하는 듯 보일 때가 있으나 궁극적으로 자신의 이익을 위한 것일 뿐, 실제 공감과는 다른 경우가 많다.

넷째, 자기애적 성격장애는 자신이 남보다 우월하고 탁월한 존재라는 것을 확인받고자 한다. 아이 입장에서는 부모의 양육태도가 자아로 인식하게 된다. 부모가 아이를 칭찬하고 적극적으로 사랑해주면 아이는 자신을 사랑스럽고 괜찮은 존재로 인식한다. 그런데 제대로 된 사랑과 관심을 받지 못하면 아이는 자신을 형편없는 존재로 인식하는 한편, 공갈빵처럼 자아를 부풀리게 된다. 한마디로 왜곡된 과도한 자기애가 만들어진다. 그래서 항상 과대 자기의 이면에는 항상 열등한 자기가 숨어있다. 이러한 사람들은 자신의 우월감을 확인하지 못하면 삶을 살아가기 어렵다. 이들은 타인이 자신을 계속해서 칭찬해주고, 숭배해주기를 원한다. 과도한 찬사나 특권의식을 선호하고 착취적인 대인 관계를 맺기도 한다. 이들은 자신의 목적을 위해 타인을 이용하고 타인의 감정을 인정하지 않는다. 주위 사람들을 자신이 원하는 방식대로 통제하고 자신이 한 실수도 타인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경향이 있다.

(3) C군(cluster C) 성격장애

불안하고 두려움이 많고 경직된 성격 유형이다. 거절에 극도로 예민한 회피성 성격장애, 자기 스스로 선택도 책임도 지지 못하는 의존성 성격장애, 그리고 융통성이 없고 자기만의 틀에 갇혀 있는 강박성 성격장애가 있다.

① 회피성 성격장애

② 의존성 성격장애

③ 강박성 성격장애

첫째, 회피성 성격장애의 유형은 제한된 사회활동을 하고, 자신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하며, 낮은 자존감을 지닌다. 타인에게 거절당할까 두려워서 관계 맺기를 회피하고 누군가 자신을 비난하거나 조롱하는 것을 견디지 못해 친밀한 관계를 맺지 못한다. 자신이 부적절하고 비정상적이라고 판단하기에, 스스로를 소외시키며 고립되는 경우가 많다. 사람을 만나길 원하지만 사람들 속에서 어쩔 줄 몰라 하는 자신의 모습이 드러날까 두려워 자신만의 공간으로 고립시켜버리는 것이다.

둘째, 의존성 성격장애는 누군가가 대신 자신을 책임져주길 원하고, 자신의 주도권을 넘긴 타인에게 전적으로 복종하고 매달린다. 인생의 중요한 모든 선택과 책임을 타인에게 모두 맡겨 버리며 타인이 충고해주고 확실한 보장을 해주지 않으면 어떠한 결정을 하지 못한다. 자신이 철저하게 의존하는 사람에게는 반대 의견을 제시하지 못하고, 혼자서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며 의존할 사람이 떠나갔을 때는 새롭게 의존할만한 사람을 찾는다.

셋째, 강박성 성격장애는 현실적이지 않은 기준이 머릿속에 있고 자신이 생각하는 기준이나 틀에서 벗어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강박행동장애(OCD)가 강박적 사고와 행동으로 사회생활이나 대인관계의 어려움이 커 직장생활이나 학업을 유지하기 어려운 데 비해, 그 정도는 다소 약하지만 강박성 성격장애 역시 자신만의 기준으로 타인과 협력하거나 함께 생활하는 것을 힘들게 하는 경우가 많다. 이 유형은 자신이 설정한 과도한 기준으로 모든 것을 통제하고자 하며, 자신의 에너지를 그 기준에 맞추는데 낭비하게 된다. 도덕과 윤리, 가치관에서도 자신의 틀만 생각하고 융통성이 없다.

지금까지 세 개의 큰 범주로 성격장애의 유형을 살펴보았다. 성격장애는 자신이 무가치하며 쓸모없다고 느끼며 자신을 자기가 괴롭히는 우울증과는 달리, 남을 탓하는 특성을 보인다. 자신은 아무 문제가 없고 주변 환경이나 사람들로 인해 자신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생각이 강하다. 자신이 주변에 해가 되는 행동을 하면서도 자신은 옳게 행동하고 사리 분별을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렇게 자신을 제외한 다른 이들이 문제가 있다고 느끼는 것 역시 성격장애의 특성으로 분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