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상담

Ⓠ 10개월 전 결혼식 후 혼인신고는 하지 않은 채 혼인 생활을 하던 중, 남편이 갑자기 결혼 전에 만나던 여자와 살겠다며 집을 나가 달라는 요구를 하였습니다. 당황스러운 마음에 남편을 설득해보았지만, 상간녀까지 저에게 연락하여 남편과의 관계를 정리해달라는 요구를 하니 더 이상 남편과 혼인 생활을 유지할 마음이 없어졌습니다. 저와 남편 사이에 아직 자녀는 없습니다. 남편과 상간녀를 상대로 제가 받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까요? 또한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상황에서 재산분할도 청구할 수 있을까요?

Ⓐ 혼인의 형태로는 사실혼과 법률혼이 있습니다. 우선 법률혼은 혼인의 의사가 합치하여 혼인신고를 함으로써 성립합니다(민법 제812조). 혼인신고를 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① 혼인의 의사 합치가 있을 것, ② 객관적으로 사회 관념상 사회 질서적인 면에서 부부공동생활을 인정할 만한 혼인 생활의 실체가 있을 것, ③ 사회적 정당성의 요건을 갖출 것의 성립요건을 갖춘 경우에 사실혼이 인정됩니다. 적어도 사실혼 관계가 인정되어야 배우자를 상대로 혼인 파탄의 책임을 물을 수 있으며, 혼인 생활로 인하여 유지·형성된 재산에 대하여 분할청구를 할 수 있습니다.

이혼소송 진행 시, 위자료는 정신적 손해배상을 의미합니다. 즉 혼인 관계 파탄의 피해자인 일방은 혼인 파탄에 이르게 한 책임이 있는 유책배우자인 상대방에게 정신적 고통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843조, 제806조). 대법원 판결에 따르면 ‘재산상 손해와 달리 입증의 어려움이 있어서 유책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와 정도, 혼인 파탄의 원인과 책임, 배우자의 연령과 재산상태 등 재판과정에 나타나는 모든 사정을 참작’하여 재판부에서 직권으로 결정하는 사항입니다(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3므1166, 1173 판결 참조). 이러한 위자료 청구는 부정한 행위를 한 배우자를 상대로 할 뿐만 아니라 공동으로 불법한 행위를 한 상간자를 상대로 동시에 또는 별도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재산분할의 경우, 사실혼 관계에서든 법률혼 관계에서든 혼인 생활로 인하여 유지·형성된 재산에 대하여 부부 각자의 기여도에 따라 분할을 청구하게 됩니다. 따라서 혼인 기간, 신혼집 및 신혼살림 마련에의 기여, 가사 및 자녀 양육, 당사자의 소득 등 부부 공동재산 유지·형성에의 기여 사실들을 입증하여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분할의 대상이 되는 재산과 그 액수는 이혼소송의 사실심 변론종결일을 기준으로 하여 정하는 것이 원칙이며, 부부의 일방이 혼인관계 파탄 이후에 취득한 재산이라도 그것이 혼인관계 파탄 이전에 쌍방의 협력에 의하여 형성된 유형·무형의 자원에 기한 것이라면 재산분할의 대상이 됩니다(대법원 1999. 6. 11. 선고 96므1397 판결; 대법원 2019. 10. 31. 선고 2019므12549, 12556 판결 참조).

따라서 귀하께서는 10개월 전 결혼식을 하였으므로 결혼식 사진이나 영상, 양가 가족 행사 참석한 사진이나 문자 등 대화 내용, 혼인 생활을 위해 지출한 생활비 내역 등을 사실혼의 입증자료로 제출하여 사실혼 관계가 존재함을 판단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사실혼 배우자와 상간녀가 귀하에게 사실혼 해소를 강요하며 사실혼 파탄에 이르게 한 행위들을 입증하여 공동불법행위를 한 사실혼 배우자와 상간녀를 상대로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사실혼 기간이 짧은 편이지만 귀하의 부부공동재산 유지·형성에의 기여 사실을 입증하여 재산분할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박슬기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