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❶

한국가정법률상담소 2020 상담통계 ③ 가정폭력

행위자 수탁상담,

40대가 31.8%로 가장 많고,

부부폭력, 남성 행위자가 절대적으로 많아

코로나19로 인해 일자리를 잃은 무직 증가

I. 들어가는 말

본 상담소는 2020년 한 해 동안 서울가정법원, 수원가정법원, 대전가정법원, 창원지방법원, 미국법원 등으로부터 가정폭력처벌법상 상담위탁 보호처분 결정을 받은 행위자 총 231명을 수탁받아 상담을 진행하였다. 2019년에 위탁받아 2020년까지 상담을 진행한 행위자 105명을 포함하면 2020년에 상담을 진행한 행위자는 모두 336명이었으며, 이 중 192명은 2020년에 상담을 종료하였다. 이하에서는 2020년에 상담이 종료된 192명에 대한 항목별 분석을 실시하였다

II. 항목별 분석 내용

1) 사건 관련

① 수탁 법원

2020년에 상담이 종결된 192명을 수탁한 법원을 살펴보면, 서울가정법원이 97.5%(187명)으로 가장 많았다.

2) 행위자의 인구사회학적 특성

40대가 31.8%로 가장 많아

부부폭력, 남성 행위자가 절대적으로 많아

코로나19로 인해 일자리를 잃은 무직 증가

다문화가정에서의 폭력 증가

부부의 경우 동거기간

10년 이상 20년 미만인 경우가 26.3%로 가장 많고,

5년 이상 10년 미만인 경우 육아와 가사분담 문제로

다투는 과정에서 폭력 발생 많아

30년 이상인 경우에서의 폭력 증가

① 남녀별

행위자 192명의 성별을 보면 남성이 149명(77.6%), 여성이 43명(22.4%)이었다. 여성 행위자 중 24명(55.8%)은 부부가 함께 위탁된 경우였다. 여성 행위자의 경우 2019년 24.2%(63명)에 비해 그 비율이 다소 감소하였다.

여성 행위자 43명 중 38명(88.4%)은 피해자와 부부관계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부관계에서 남편의 폭력이 여전히 절대적으로 많은 상황에서, 아내들은 남편의 지속적인 폭력에 쌓였던 분노가 분출되는 과정에서 남편과의 상호작용에서 학습한 ‘폭력’을 방어 내지 생존의 수단으로 선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② 연령별

연령별로 보면 행위자의 경우 40대가 31.8%(61명)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50대(27.1%), 30대(21.4%)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50대가 28.5%(74명), 40대가 27.7%(72명), 30대가 25.4%(665명) 순이었던 2019년과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피해자의 경우는 40대가 34.3%(66명)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40대와 50대가 각 21.9%(각 42명)로 많았다. 이는 30대가 29.5%(77명), 50대가 25.4%(66명), 40대가 25%(655명) 순이었던 2019년과 차이를 보였다.

③ 교육수준별

교육수준을 살펴보면 행위자는 고등학교 졸업이 45.3%(87명)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대학교 졸업이 34.4%(66명)로 나타났다. 피해자의 경우에도 고등학교 졸업이 42.7%(82명)로 가장 많았으며, 대학교 졸업이 34.8%(67명)로 나타났다.

④ 직업별

행위자의 직업을 살펴보면 회사원이 31.3%(60명)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단순노무와 자영업이 각 15.6%(각 30명)을 차지했다. 특히 무직인 경우 2019년 6.2%(16명)와 비교하였을 때 11%(21명)로 그 비율이 1.8배 가까이 증가하였다. 이 중 13명(61.9%)는 코로나19로 인해 가족을 부양하던 일자리를 잃게 된 경우였다. 피해자의 경우에는 주부가 38.1%(73명)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회사원이 23%(44명)을 차지했다.

⑤ 경제상태별

월수입을 기준으로 경제상태를 살펴보면, 행위자의 경우 200만원 이상 300만원 미만의 경우가 29.2%(56명)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300만원 이상 500만원 미만인 경우가 20.8%(40명)로 나타났다. 피해자의 경우에는 월수입이 없거나 그 액수를 알 수 없는 경우가 41.7%(80명)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⑥ 행위자와 피해자의 관계

행위자와 피해자의 관계를 살펴보면, 행위자와 피해자가 부부관계인 경우(법률혼 부부 및 사실혼 부부 포함)가 168명으로 87.6%를 차지하였다. 다음으로 부모-자녀관계인 경우가 8.9%(17명)로 나타났는데, 이 중 자녀는 모두 성인자녀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부 또는 부모-자녀 관계 이외에도 남매관계, 형제관계, 자매관계, 이혼부부, 남녀관계 등 다양한 관계에서 폭력이 발생하였다.

2020년에 행위자와 피해자의 관계에서 눈에 띄는 점은, 이혼 부부가 2.1%(4명)로 4명 모두 (전)남편이 (전)아내를 폭행하였다. 4명 중 2명은 남편의 음주문제로 갈등이 있던 중 폭력사건으로 인해 부부갈등이 증폭되어 협의이혼한 상태에서 보호처분을 받은 경우였다. 다른 1명은 남편의 의심으로 부부갈등이 심화되어 협의이혼을 하고도 주거지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한 집에 살던 중 폭력이 발생한 경우였다. 또 다른 1명은 아내와 협의이혼하여 주거지도 분리된 상태였는데 아내가 다른 남자를 만난 것으로 오해하고 아내의 주거지로 찾아가 실랑이를 벌이다가 폭력이 발생한 경우였다.

다문화가정에서의 폭력 증가

한편 행위자와 피해자가 부부관계인 경우(168명)에 부부 일방 또는 부부 모두 외국인인 다문화가정이 15.2%(23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6년 4.1%(3명), 2017년 4.5%(6명), 2018년 6.9%(18명), 2019년 8.3%(19명)와 비교했을 때 점차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며, 특히 2019년 8.3%(19명)과 비교하였을 때 1.8배 이상 증가하였다. 외국인 행위자는 총 13명으로 이들의 본국은 중국이 53.9%(7명)로 가장 많았고, 다음은 베트남이 15.3%(2명)로 나타났다. 그 외 프랑스, 몽골, 필리핀, 우즈베키스탄 등이 있었다. 외국인 피해자는 총 18명으로 이들의 본국 역시 중국이 61%(11명)로 가장 많았고, 다음은 베트남이 11%(2명)로 나타났다. 그 외 몽골, 필리핀, 우즈베키스탄, 이집트, 이라크, 니카라과 등이 있었다.

⑦ 혼인형태별

행위자와 피해자의 혼인형태를 보면, 남녀 모두 초혼인 경우가 72%(121명)로 가장 많았다.

⑧ 동거기간별

10년 이상 20년 미만→5년 이상

10년 미만→1년 이상 5년 미만 순으로 폭력발생 많아

30년 이상인 경우, 전년대비 1.3배 증가

행위자와 피해자의 동거기간을 살펴보면, 동거기간이 10년 이상 20년 미만인 경우가 26.2%(44명)로 가장 많았고, 이는 2019년 27%(62명)와 비교하였을 때 다소 감소하였다.

10년 이상 20년 미만 부부, 남녀간 폭력발생과정 상이해

동거기간이 10년 이상 20년 미만인 부부 44명은 성별에 따라 폭력의 발생과정이 상이하였다. 남성(33명)의 경우 첫째로 아내로부터 무시받았다는 느낌을 받았을 때 폭력을 사용하였다. 아내가 자신에게 기분나쁜 말을 했다는 이유로, 자신의 말을 듣지 않았다는 이유로, 아내의 혼잣말에 기분이 불쾌하다는 이유로, 잔소리를 했다는 이유와 같이 아내의 말과 행동에 무시를 받아 자신의 권위가 손상되었기에 화를 참지 못하고 폭력이 발생한 경우가 가장 많았다(42.4%, 14명). 둘째로 경제갈등의 원인을 아내에게 돌리며 폭력을 사용하였다. 생활비 사용문제나 신용카드 사용문제 등 금전적인 문제의 원인을 아내 탓으로 돌리는 과정에서, 혹은 함께 운영하는 가게의 운영상황이 악화된 것을 피해자 탓으로 돌리는 과정에서 폭력이 발생한 경우가 그 다음으로 많았다(21.2%, 7명). 한편 여성(11명)의 경우 81.8%(9명)가 남편의 폭력에 대항하는 과정에서 폭력이 발생하였다.

5년 이상 10년 미만 부부의 폭력발생과정

그 다음으로 동거기간이 5년 이상 10년 미만인 경우가 22%(37명)로 많았는데, 2019년 15.2%(35명)와 비교하였을 때 그 비율이 1.5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이며, 10년 전인 2010년 10.7%(8명)와 비교하면 그 비율이 2배 이상 증가하였다.

동거기간 5년 이상 10년 미만인 부부 37명 역시 성별에 따라 폭력의 발생과정이 상이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남성(29명)의 경우 아내가 가사와 육아를 평등하게 책임지기를 원할 때 자신의 전통적인 성역할태도와 마찰하면서 폭력이 발생한 경우가 가장 많았다(69%, 20명). 한편 여성(8명)의 경우 남편이 자신의 외도를 의심하며 스마트폰을 허락없이 보거나 스마트폰을 보여주지 않는다며 실랑이하는 과정에서 부부간 불신의 문제로 폭력이 발생하였다(62.5%, 5명).

이처럼 비교적 동거기간이 짧더라도 행위자는 폭력을 수단으로 하여 통제와 제압을 함으로써 부부관계에서 권력을 획득하는 전통적인 방식을 고수하고자 하는 반면, 피해자는 폭력을 참거나 묵인하는 등 소극적으로 대처하지 않고 맞대응을 하거나 적극적인 신고를 통해 가정을 변화시키고자 하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30년 이상인 경우 전년대비 1.3배 증가

한편 동거기간 30년 이상인 경우는 2019년 10.9%(25명)에 비해 13.7%(23명)로 1.3배 가까이 증가하였다. 남성(21명)의 경우 가부장적인 사고방식으로 아내가 자신의 권위를 존중하지 않거나 자신의 말에 복종하지 않았을 때 격분하며 폭력이 발생한 경우가 가장 많았다(33.3%, 7명). 그 다음으로 아내가 자신의 전화를 받지 않거나 외출이 잦아 바람을 피우는 것 같다고 의심하는 과정에서 폭력이 발생한 경우가 많았다(23.8%, 5명). 여성(2명)의 경우에는 오랜기간 지속된 남편의 외도문제로 다투는 과정에서(1명), 오랜기간 생활비를 주지 않는 문제로 말다툼을 하는 과정에서(1명) 폭력이 발생하였다.

30년 이상 결혼생활을 지속한 노년세대는 남편의 이미 고착된 가부장적인 사고방식과 이에 더해 오랜기간 미해결상태로 축적되어 온 부부갈등으로 인해 폭력이 발생할 가능성이 증가하고 있으며, 여성은 자신의 생존과 안전을 위하여 공권력의 개입을 요청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반영되었다 할 것이다. 또한 이는 고령사회에서 부부갈등으로 빚어지는 한 현상이라고도 보여진다.

< 그림 1. 2000년-2020년 동거기간 추이 분석 >

2) 행위자의 폭력유형 및 폭력수준에 따른 분석

남편에 의한 아내폭력이 64.6%로 가장 많아

아내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인 스트레스로

남편에게 폭력한 경우 많아

2019년에 비해 협박 및 특수협박 사건 비율 2배 이상

증가하였고, 물건으로 때리고, 칼이나 흉기로

위협하거나 다치게 하는 심한 신체적 폭력 비율

2배 가까이 증가해

① 폭력유형별

폭력유형별로 살펴보면, 부부관계에서 남편에 의한 아내폭력이 64.6%(124명)로 가장 많았고 이는 2019년 59.2%(154명)보다 그 비율이 다소 증가하였다.

2019년과 비교하면, 부모에 의한 자녀폭력이 9.2%(24명)에서 5.3%(10명)로 감소하였다. 자녀에 의한 부모폭력은 2.7%(7명)에서 4.7%(9명)로 그 비율이 1.7배 이상 증가하였다.

남편에게 폭력을 한 아내 20명의 폭력행사 이유를 살펴보면, 동거기간이 10년 이상 20년 미만인 경우가 30%(6명)로 가장 많았는데 이들은 결혼생활 동안에 남편의 폭력을 지속적으로 당해왔다고 호소하였다. 그러던 중 코로나19로 인해 남편 또는 자신의 실직 등 가정경제상황이 악화되면서 경제적인 문제로 인한 스트레스가 공격적인 태도인 폭력으로 표출된 경우가 가장 많았다(60%, 12명).

② 폭력행위의 수준

행위자의 폭력행위 수준을 살펴보면, 치료일수 미상의 상해를 입힌 경우가 97.4%(187명)로 가장 많았다. 1주 이상 5주 미만의 상해를 입힌 경우도 2.6%(5명)에 달했다.

③ 폭력행위에 대한 사건분류

행위자의 폭력행위에 대한 사건분류를 살펴보면, 그 죄명이 ‘폭행’인 경우가 49%(94명)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 ‘재물손괴’가 9.4%(18명)로 많았으며 이는 2019년 8.4%(22명)와 비교하여 다소 증가하였다. 피해자에게 직접적인 신체 폭력을 행사하지는 않았지만 때리겠다고 협박하거나 위험한 물건을 들고 신체에 위해를 가할 듯이 협박한 경우도 10.5%(20명)에 달했으며, 이는 2019년의 4.6%(12명)에 비해 그 비율이 2.3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이다.

신체적 폭력에 집중되어 있던 가정폭력사건이 재물을 손괴함으로써 피해자에게 정서적으로 위해를 가하는 행위뿐만 아니라 위해를 가할 듯이 협박하는 행위에 대해서도 확대되고 있으며 피해자가 심각하게 체감하고 인식하여 법적 처벌을 요청하고 있었다.

④ 폭력행위의 정도

좀 더 구체적으로 행위자의 폭력정도를 파악하기 위해 정서적 폭력, 경제적 폭력, 성적 폭력, 통제 행동, 경미한 신체적 폭력, 심한 신체적 폭력 등 여섯 가지로 구분하여 살펴보았다. 폭력 행동은 법원에서 접수한 보호처분결정문에 첨부된 범죄사실의 내용을 분석한 것으로, 34개 문항 중 하나라도 해당되는 폭력 행동이 있으면 가해 경험으로 산출하였다.

첫째, 행위자 192명 모두에게 모욕적인 말이나 욕을 하는 정서적 폭력이 있었다. 이러한 정서적 폭력은 신체적인 폭력과는 달리 그 피해가 가시적이거나 즉각적인 증상으로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행위자들은 폭력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피해자 입장에서는 언어적 폭력으로 야기되는 수치감과 모욕감으로 인한 정신적 황폐함이 더욱 큰 상처로 남는 폭력이라고 호소하면서 폭력에 대한 민감성에 행위자와 차이를 보이고 있었다. 행위자들은 상담처분을 이행하면서 신체적 폭력으로만 이해하였던 폭력의 정의를 상대방의 정서를 해치는 말이나 행동을 포함하는 정서적 폭력, 재산상 피해를 수반하는 재물손괴도 폭력이라는 점을 이해하게 되는 등 폭력에 대한 재인식이 이루어지고 있다.

정서적 폭력 중 ‘물건을 집어던지거나 때리겠다고 위협한 경우’가 52.6%(101명)로 그 다음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는 2019년 45.4%(118명)에 비해 1.2배 가까이 증가하였으며, 10년 전인 2010년 2.7%(2명)에 비해 20배 가까이 증가하였다. ‘실제로 물건을 던지거나 부순 경우‘는 47.4%(91명)으로 2019년 37.3%(97명)에 비해 다소 증가하였으며, 10년 전인 2010년 9.3%(7명)에 비해 5배 이상 증가하였다.

행위자가 피해자를 때릴 듯이 위협하거나 피해자에게 중요한 물건 또는 가정 내에서 함께 사용하고 있는 물건을 던지겠다고 위협하거나 실제로 물건을 던지거나 부수는 행위를 함으로써 피해자는 정서적으로 고통을 받았다. 가정폭력의 본질은 상대방에 대한 지배와 통제행위라고 할 수 있는데, 행위자는 자신이 원하는 통제욕구에 기인하여 다양한 폭력적인 행동으로 피해자를 정서적으로 위협하거나 협박하고 있었다.

이외 정서적 폭력 중 ‘피해자가 아끼는 사람이나 반려동물을 해치거나 해치겠다고 위협한 경우’도 2019년 1.9%(5명)에 비해 7.3%(14명)으로 4배 가까이 증가하였다. 특히 피해자와 다투는 과정에서 피해자가 힘든 결혼생활을 지켜가는 원동력인 자녀를 때리겠다고 위협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는 정서적 학대에 해당하는 행위로 눈에 보이지 않는 정서적 폭력이 피해자뿐만 아니라 자녀의 정신건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인식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다.

둘째, 경제적 폭력이 있는 경우는 8.3%(16명)이었다. ‘생활비를 부담해야 하지만 일부러 생활비를 주지 않은 경우가 6.3%(12명)로 나타났는데, 이들은 부부가 의논하여 재산을 관리하지 못하고 생활비 지출, 자녀양육 및 교육, 주택을 매매하거나 임대 하는 문제, 및 재산관리를 행위자가 단독으로 처리하고 있었다. 특히 행위자는 피해자에게 현금으로 생활비를 전혀 주지 않고 카드로만 사용하도록 하면서 카드를 많이 사용한다며 카드사용내역을 보여달라고 강요하기도 하였다. 경제력을 수단으로 상대방을 통제하거나 제압하려는 행위는 피해자에게는 심각한 가정폭력임에도 불구하고 행위자뿐만 아니라 피해자들도 잘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부부가 함께 의논해서 생활비를 책정하고 재산관리를 하는 등 평등한 부부관계를 조성할 수 있는 개개인의 인식개선 및 사회적인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다.

셋째, 통제의 유형에서는 ‘온라인, 오프라인에서 누구와 연락을 주고받는지 감시하는 경우’가 18.2%(35명)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 ‘어디에 있는지 꼭 알려고 하는 경우’가 17.7%(34명)로 많았다. 이러한 통제의 유형은 주로 피해자 스마트폰의 통화목록이나 SNS를 주기적으로 감시하려는 행동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이 상대방의 행동이나 인간관계를 관리하고 감시하는 통제 행위는 직접적인 폭력행위 없이도 피해자가 일상생활을 지속하기 어려울 정도로 피해를 입힐 수 있다는 인식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넷째, 성적 폭력이 있었던 경우는 1%(2명)로 나타났다. 무력을 사용하여, 또는 무력을 사용하지 않았더라도 피해자가 원하지 않을 때 성관계를 강요하거나 피해자가 원하지 않는 형태의 성관계를 강요한 경우였다. 특히 남편의 아내에 대한 의심은 성적 폭력으로 이어져 성적으로 배우자를 통제하고자 하였다. 피해자가 원하지 않는 신체적 접촉을 하거나 신체 일부를 동의없이 촬영한 경우도 있었다.

다섯째, 경미한 신체적 폭력이 있는 경우는 79.7%(153명)로 나타나 2019년 84.2%(219명)에 비해 감소하였다. 경미한 신체적 폭력 중 ‘피해자를 세게 밀치거나 몸을 잡아 흔든 경우’가 52.1%(100명)로 가장 많았는데, 이는 2019년 56.2%(146명)에 비해 다소 감소하였고, 10년 전인 2010년 44%(33명)에 비해 1.2배 가까이 증가하였다. 2019년에 비해 증가한 경미한 신체적 폭력유형은 ‘피해자를 겨냥해서 물건을 던진 경우’로 44.3%(85명)으로 2019년 37.3%(97명)보다 1.2배 가까이 증가하였다.

여섯째, 심한 신체적 폭력이 있는 경우는 68.8%(132명)로 나타났다. 심한 신체적 폭력 중 ‘피해자를 사정없이 마구 때린 경우’가 39.1%(75명)로 가장 많았는데, 이는 2019년 48.1%(125명)에 비해 다소 감소하였다. 행위자의 폭력이 몇 번에 그치지 않고 5회 이상 수회에 걸쳐 있었던 경우가 이에 해당된다.

2019년 12.7%(33명)에 비해 ‘피해자를 칼이나 흉기로 위협한 경우’가 21.9%(42명)로 1.7배 이상 증가하였고, 2019년 13.1%(34명)에 비해 ‘피해자를 담뱃불로 지지거나 칼이나 흉기로 휘두른 경우’가 21.4%(41명)로 1.6배 이상 증가하였으며, 2019년 8.1%(21명)에 비해 ‘피해자를 물건(혁대, 몽둥이, 골프채 등)으로 때린 경우’가 14.1%(27명)로 1.7배 이상 증가하였다. 분노조절에 실패한 행위자의 폭력이 더욱 심해짐으로써 피해자로 하여금 두려움과 공포심을 더욱 강하게 느끼게 하고 있었다.

3) 행위자의 폭력행사 이유에 따른 분석

폭력행사 이유 :

가부장적 사고 등 성격차이 → 부부간 불신

→ 경제갈등 순

행위자의 가부장적 사고방식은 불평등한 가치관

강화시키고, 전통적인 성역할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해

가정폭력을 심화시키는 주요인으로 작용

2019년에 비해 경제갈등 증가 - 코로나19로 실직,

가정내 빚 증가가 이유

① 폭력행사 이유

행위자가 상담위탁처분을 받게 된 사건에서의 폭력행사 이유를 분석한 결과, 가부장적인 사고방식 등 성격차이(31.1%, 137건), 부부간 불신(17%, 75건), 경제갈등(13.6%, 60건) 순으로 나타났다.

첫째, 폭력행사의 원인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 것은 가부장적인 사고방식 등 성격차이(31.1%, 137건)로 나타났다. 행위자의 가부장적인 사고방식은 부부간 불평등한 가치관을 강화시켜 가장인 남편 또는 아버지는 우월하고 존중을 받아야 하는 존재로, 아내 또는 자녀는 상대적으로 열등한 약자이며 무시해도 되는 존재로 인식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이러한 인식은 ‘피해자가 약속한 시간보다 조금 늦게 도착했다고’, ‘피해자에게 대화를 요청했으나 응하지 않았다고’, ‘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 아들을 때리려고 했으나 피해자가 이를 제지했다고’, ‘이삿짐을 정리하다가 피해자가 퉁명스럽게 말했다고’, ‘자신의 허락없이 자동차를 사용했다고’ 화가 난다는 이유로 폭력을 행사하게끔 하였다. 또한 성역할 태도에 있어서 이분법적인 사고방식 및 가치관을 가지고 있어서 ‘식탁에 자신의 젓가락을 올려놓지 않았다고’, ‘오디오 볼륨을 줄이라고 했는데 듣지 않았다고’, ‘여자가 운전한다고 설치다가 자동차 앞범퍼를 파손했다’는 등의 이유로 폭력을 행사하였다.

특히 이러한 가부장적인 사고방식은 육아문제와 자녀양육 방식에서도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었다(36건, 8.2%). 영유아기 자녀를 둔 경우 가사와 양육을 평등하게 책임지기를 기대하는 아내와 전통적인 성역할태도를 유지하려는 남편간의 입장차이로 인한 갈등으로 폭력이 발생하였고(22건, 5%), 아동 및 청소년기 자녀를 둔 경우 스마트폰 사용이나 게임중독 등 자녀의 생활태도 등의 문제를 지적하며 그 책임을 배우자에게 전가하는 과정에서 폭력이 발생하였다(14건, 3.2%).

폭력행사의 원인 중 두 번째로 높은 비율을 차지한 것은 부부간 불신(17%, 75건)이다. 여성의 사회경제적 활동이 확대되면서 잦은 회식자리 참석과 늦은 귀가로 인해 남편이 아내를 의심하게 되어 폭력으로 연결되는 경우도 많았다. 남편의 아내에 대한 의심은 스마트폰의 통화목록이나 SNS를 주기적으로 감시하면서 배우자를 통제하려는 행동으로 이어진 이어진 경우도 있었다(14건, 9.9%). 다른 한편으로는 남편의 과거 또는 현재의 외도, 이로 인한 상습적인 거짓말 등이 아내로 하여금 남편을 불신하게 만들어 부부갈등이 증폭되면서 남편이 폭력을 행사한 경우가 많았다.

셋째, 폭력행사의 원인 중 그 다음으로 높은 비율을 차지한 것은 경제갈등(13.6%, 60명)으로 2019년 11.4%(65건)보다 그 비율이 1.2배 가까이 증가하였다. 우리 사회가 저성장과 양극화로 경제적 상황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코로나19가 지속되면서 배우자의 갑작스러운 실직과 이로 인한 빚의 증가 등으로 인해 가정경제의 빈곤이 증가하였다. 코로나19로 인해 경제적 타격을 입게 되면서 이로 인한 무력감과 경제활동에 대한 불안심리가 가정불화로 이어져 갈등이 증폭되면서 폭력사용에까지 이르게 되는 경우가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부부간 경제상황을 투명하게 하지 않는데서 오는 불신, 아내와 자녀를 통제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경제적 통제를 가하는 것 등이 경제갈등의 구체적인 모습으로 나타났다.

※ 중복응답 가능한 항목임.

[ 그림 2. 폭력행사 원인 ]

4) 행위자의 상담요인에 따른 분석

피해자 등 상담 병행 83.5%

행위자 중 76%가 다양한 프로그램 경험

① 상담대상자별

법원에서 피해자 상담을 병행하도록 결정한 경우는 26%(50명)에 달했는데, 2019년 16.2%(42명)에 비해 1.6배 이상 증가하였다. 이는 가정보호사건 처리과정에서 피해자의 상담 욕구와 동의 등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본 상담소에서 상담을 진행하면서 상담의 법적 책임을 부담하는 행위자 본인뿐만 아니라 피해자, 그리고 자녀 또는 부모 등 가족을 함께 상담한 경우가 76%(146명)로 나타났다. 본 상담소는 전체 192명 중 대부분의 사건에서 피해자와의 상담을 병행하였다(80.2%, 154명). 이는 상담처분을 통해 대다수 피해자인 아내가 행위자인 남편의 폭력이 중단되어 관계가 개선될 것을 기대하며 변화에의 노력을 기울이고, 자신들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고자 하는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을 나타낸다.

② 상담방법별

2020년 본 상담소의 가정폭력행위자 상담은 개별상담/부부상담/가족상담, 음주문제 상담, 집단상담, 교육강좌, 부부캠프, 최종 개별상담/부부상담/가족상담 등 총 6단계로 진행하도록 계획되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대면상담이 어려워졌기에 화상회의 플랫폼 줌(ZOOM)을 활용하여 비대면 및 대면상담으로 유연하게 진행되었다. 이와 더불어 가정폭력 피해여성을 위한 자조모임인 라오니 모임 역시 줌(ZOOM)을 활용하여 비대면으로 진행하였다.

1단계 개별상담/부부상담/가족상담은 행위자의 현재 개인적인 어려움을 파악하고, 법률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보를 제공하며, 부부 및 가족관계에서 핵심적인 문제를 사정하는 데 그 목적을 두고 있다. 나아가 피해자와의 화해조정이 필요한 경우 피해자 상담 또는 부부상담/가족상담을 통하여 조정을 시도한다. 상담횟수는 행위자의 생업 등을 고려하여 탄력적으로 운영하였다. 2020년도에는 1,812건의 개별상담, 260건의 부부상담, 8건의 가족상담이 실시되었다.

2단계 음주문제 상담은 음주문제가 가정폭력 및 부부갈등의 주요원인이 되는 행위자와 피해자를 대상으로 실시하였다. 음주문제 상담에서는 음주문제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하여 행위자 및 피해자의 음주문제를 진단하고 알코올문제 대처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다. 2020년도에 음주문제 상담은 행위자와 피해자를 대상으로 줌(ZOOM)을 활용하여 비대면 집단상담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행위자 대상 집단상담은 총 15회로 51명이 참석하였으며, 피해자 대상 집단상담은 총 8회로 30명이 참석하였다.

3단계 집단상담은 관련분야 전문가의 진행에 따라 집단 구성원들과의 토론 및 상호 피드백을 통해 자신의 문제를 보다 객관적으로 이해하고 해결방안을 모색, 공유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2020년도에는 행위자를 대상으로 줌(ZOOM)을 활용하여 비대면 집단상담을 진행하였다. 행위자 집단상담은 매주 목요일 총 15회 실시되었으며, 총 51명이 참석하였다. 또한 자녀대상 미술심리치료집단상담은 총 2회 실시되어 3명의 폭력노출 유아동이 참석하였다.

4단계 교육강좌인 「둥지교실」은 나와 가족의 정신건강과 행복한 가족관계형성을 도울 수 있는 내용을 중심으로 진행되었으며, 2회는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는 가운데 대면으로 진행되었고, 5회는 줌(ZOOM)을 활용하여 비대면으로 진행되었다. 총 7회의 교육강좌가 실시되었고 총 55명이 참석하였다.

5단계 부부캠프는 진행되어온 상담을 토대로 부부와 자녀가 함께 참여하여 상대방의 관점을 이해하고 부부 및 가족원간의 화합을 도모하는 1박2일(주말)에 걸쳐 실시되는 프로그램인데, 2020년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취소되었다. 부부캠프는 상담이 종료된 이후에도 사후관리 프로그램으로 활용하고 있다.

6단계 최종 개별상담/부부상담/가족상담은 6개월의 상담위탁기간 동안 일련의 상담 프로그램을 수료한 후, 폭력인식에 대한 재검토 및 부부 및 가족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변화의 의지를 다지는 데 그 목적을 두고 있다. 2020년도에는 총 336명의 행위자 및 피해자가 최종 개별상담을 통하여 폭력중단 및 재발방지를 위한 계획을 수립하고 부부 및 가족관계 회복을 위한 노력을 약속하였다.

가정폭력피해여성 자조모임인 라오니모임은 가정폭력의 재발가능성을 차단하고 개인의 심리적인 안정감을 도모하는 데 그 목적을 두고 있다. 2020년도에는 줌(ZOOM)을 활용하여 비대면으로 총 5회의 자조모임이 실시되었고 38명이 참석하였다. 특히 라오니 모임이 확장된 형식의 라오니캠프는 문화체험을 계획하였으나 코로나19로 인해 취소되었기에 가정폭력피해여성 15명이 각자 자유롭게 문화체험을 할 수 있도록 도왔다.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상담 프로그램을 비대면 및 대면으로 유연하게 진행한 결과, 2020년에 상담이 종료된 192명 중 43.2%(83명)에 달하는 행위자가 개별상담/부부상담/가족상담뿐만 아니라 교육프로그램, 집단상담 등 다양한 상담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었다.

5) 가정폭력상담의 효과성 :

상담종료시 행위자와 피해자의 관계

행위자의 폭력중단

부부는 상담종료 이후 57.7%가 화해・동거

① 부부관계

가. 폭력재발 여부

우선 행위자와 피해자의 관계가 부부인 경우 167명의 상담 종료시 폭력재발 여부 및 관계회복 여부를 살펴보았다. 상담처분을 이행하는 과정에서부터 상담종료시까지 98.2%(165명)가 폭력의 재발이 없었다. 폭력이 재발된 3명은 상담위탁처분이 6개월 기간연장되어 폭력에 대해 법적 책임을 지고 폭력의 재인식이 이루어질 수 있는 시간이 제공되었다.

나. 부부관계 회복 여부

부부관계 회복여부를 살펴보면, 행위자와 피해자가 관계를 회복하여 화해하고 동거하는 경우가 58.1%(97명)로 가장 많았다.

[ 그림 3. 상담종료시 부부관계 ]

② 부모자녀관계

가. 폭력재발 여부

행위자와 피해자의 관계가 부모자녀인 경우(17명), 상담처분을 이행하는 과정에서부터 상담종료시까지 88.2%(15명)가 폭력의 재발이 없었다. 폭력이 재발된 2명은 보호관찰로 처분이 변경되어 폭력에 대해 법적 책임을 지고 폭력의 재인식이 이루어질 수 있는 시간이 제공되었다.

나. 부모자녀관계 회복 여부

부모자녀관계 회복여부를 살펴보면, 행위자와 피해자가 주거지를 달리하여 따로 살고 있는 경우와 서로 화해하고 동거하는 경우가 각 41.2%(각 7명)으로 많았다.

[ 그림 4. 상담종료시 부모자녀관계 ]

III. 맺음말

2020년 한 해 동안 서울가정법원, 수원가정법원, 대전가정법원, 창원지방법원 등으로부터 가정폭력처벌법상 상담위탁 보호처분 결정을 받아 상담을 종료한 행위자는 총 192명이었다. 가정폭력행위자 상담 통계의 중요결과를 요약하여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남성이 149명(77.6%), 여성이 43명(22.4%)로 남성 행위자가 절대적으로 많았다. 여성 행위자 43명 중 38명(88.4%)은 피해자와 부부관계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부관계에서 남편의 폭력이 여전히 절대적으로 많은 상황에서, 아내들은 남편의 지속적인 폭력에 쌓였던 분노가 분출되는 과정에서 남편과의 상호작용에서 학습한 ‘폭력’을 방어 내지 생존의 수단으로 선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둘째, 행위자의 직업이 무직인 경우가 2019년 6.2%(16명)와 비교하였을 때 11%(21명)로 그 비율이 1.8배 가까이 증가하였다. 이 중 13명(61.9%)는 코로나19로 인해 가족을 부양하던 일자리를 잃게 된 경우였다.

셋째, 다문화가정에서의 폭력이 증가하고 있었다. 행위자와 피해자가 부부관계인 경우(168명), 부부 일방 또는 부부 모두 외국인인 다문화가정이 15.2%(23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6년 4.1%(3명), 2017년 4.5%(6명), 2018년 6.9%(18명), 2019년 8.3%(19명)와 비교했을 때 점차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며, 특히 2019년 8.3%(19명)과 비교하였을 때 그 비율이 1.8배 이상 증가하였다. 다문화가정에서 가정폭력이 발생하였을 때 적극적으로 신고하여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홍보와 교육을 하는 것과 동시에 다문화 가정 구성원들의 안전을 위한 사회 안정망이 구축되어야 할 필요성을 나타내고 있다.

넷째, 행위자와 피해자가 부부관계인 경우, 동거기간이 10년 이상 20년 미만인 경우(26.2%, 44명), 5년 이상 10년 미만(22%, 37명), 1년 이상 5년 미만(17.8%, 30명) 순으로 폭력발생이 많았다. 10년 이상 20년 미만인 부부 중 남편은 자신의 권위가 손상된다고 느껴질 정도로 무시받는다는 생각이 들면 폭력을 하는 경우가 많았고(42.4%, 14명), 아내는 남편의 폭력에 대항하는 과정에서 폭력을 한 경우가 많았다(81.8%, 11명).

다섯째, 행위자와 피해자가 부부관계인 경우, 동거기간이 30년 이상인 경우13.7%(23명)로 2019년 10.9%(25명)에 비해 그 비율이 1.3배 가까이 증가하였다. 이는 고령사회에서 부부갈등으로 빚어지는 한 현상이라고 보여진다.

여섯째, 폭력의 유형으로는 ‘남편에 의한 아내폭력’이 64.6%(124명)로 가장 많아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 가정폭력 가해자의 대부분은 배우자인 남편이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편 남편에게 폭력을 한 아내 20명의 폭력행사 이유를 살펴보면, 동거기간이 10년 이상 20년 미만인 경우가 30%(6명)로 가장 많았는데 이들은 결혼생활 동안에 남편의 폭력을 지속적으로 당해왔다고 호소하였다. 그러던 중 코로나19로 인해 남편 또는 자신의 실직 등 가정경제상황이 악화되면서 경제적인 문제로 인한 스트레스가 공격적인 태도인 폭력으로 표출된 경우가 가장 많았다(60%, 12명).

일곱째, 폭력행위에 대한 사건분류는 ‘폭행’이 49%(94명)로 가장 많았지만, ‘재물손괴’와 ‘협박’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었다. 신체적 폭력에 집중되어 있던 가정폭력사건이 재물을 손괴함으로써 피해자에게 정서적으로 위해를 가하는 행위뿐만 아니라 위해를 가할 듯이 협박하는 행위에 대해서도 확대되고 있으며 피해자가 심각하게 체감하고 인식하여 법적 처벌을 요청하고 있었다.

여덟째, 행위자 192명 모두에게 모욕적인 말이나 욕을 하는 정서적 폭력이 있었다. 정서적 폭력은 신체적인 폭력과는 달리 그 피해가 가시적으로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행위자는 폭력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피해자는 언어적 폭력으로 야기되는 수치감과 모욕감으로 인한 정신적 황폐함 역시 폭력이라고 인정하며 폭력에 대해 행위자보다 민감하게 반응하였다. 경미한 신체적 폭력이 있는 경우는 79.7%(153명)로 나타났다. 경미한 신체적 폭력 중 ‘피해자를 세게 밀치거나 몸을 잡아 흔든 경우’가 52.1%(100명)로 가장 많았고, 2019년에 비해 증가한 경미한 신체적 폭력유형은 ‘피해자를 겨냥해서 물건을 던진 경우’로 44.3%(85명)으로 2019년 37.3%(97명)보다 그 비율이 1.2배 가까이 증가하였다. 한편 심한 신체적 폭력이 있는 경우는 68.8%(132명)로 나타났다. 심한 신체적 폭력 중 ‘피해자를 사정없이 마구 때린 경우’가 39.1%(75명)로 가장 많았고, 2019년에 비해 증가한 심한 신체적 폭력유형은 ‘피해자를 칼이나 흉기로 위협한 경우’(12.7%→21.9%), ‘피해자를 담뱃불로 지지거나 칼이나 흉기로 휘두른 경우’(13.1%→21.4%), ‘피해자를 물건(혁대, 몽둥이, 골프채 등)으로 때린 경우’(8.1%→14.1%)로 그 비율이 각 2배 가까이 증가하였다. 분노조절에 실패한 행위자의 폭력이 더욱 심해짐으로써 피해자로 하여금 두려움과 공포심을 더욱 강하게 느끼게 하고 있었다.

아홉째, 행위자의 폭력행사 이유는 가부장적인 사고방식 등 성격차이(31.1%, 137건), 부부간 불신(17%, 75건), 경제갈등(13.6%, 60건) 순으로 나타났다. 행위자의 가부장적인 사고방식은 부부간 불평등한 가치관을 강화시켜 가장인 남편 또는 아버지는 우월하고 존중을 받아야 하는 존재로, 아내 또는 자녀는 상대적으로 열등한 약자이며 무시해도 되는 존재로 인식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열째, 상담종료시 행위자와 피해자의 관계를 통해 가정폭력상담의 효과성을 살펴본 결과, 행위자와 피해자가 부부인 경우(168명) 98.2%(165명)가 폭력의 재발이 없었고, 행위자와 피해자가 관계를 회복하여 화해하고 동거하는 경우가 57.7%(97명)로 가장 많았다. 본소는 상담이 종료된 이후에도 행위자뿐만 아니라 피해자에게 전화상담 또는 교육프로그램 연계 등을 통해 지속적인 관리를 하고 있다.

차연실 상담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