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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가정법률상담소(소장 : 곽 배 희)는 2008년 한 해 동안의 상담통계를 분석, 발표하였다. 2008년 한 해 동안 한국가정법률상담소는 총 139,740건을 상담하였다(본부 총 57,679건, 전국 32개 지부 82,061건).
2008년 이혼상담의 두드러진 특징으로는 경제불황에 따른 경제갈등 및 배우자의 가출, 불임, 종교갈등, 알콜중독과 같은 사유들이 증가하였다는 점과 대학원 이상의 고학력자, 재혼가정, 50대의 이혼상담 비율이 증가하였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한편, 2008년부터 새롭게 시행된 가족관계등록부에 대해서는 전산이기 과정에서 발생한 사실의 누락 및 전혼 자녀의 기재 여부, 성변경에 대해서는 방법 및 절차, 친양자 제도에 대해서는 자녀 나이 및 친부 동의 조건 등에 대해 문의가 많았다.
IMF 때 급격히 늘었다가 점차 줄어들던 이혼상담이 2008년 다시 증가해
본부의 총 상담 57,979건 중 면접상담은 8,695건이었으며, 이 중 가사사건은 7,819건(89.9%), 민사사건은 760건(8.8%), 형사사건은 116건(1.3%)이었다. 가사사건 중에서는 이혼상담이 48.2%(4,194건)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은 부부갈등 21.8%(1,892건), 파산 5.0%(435건), 양육비 3.0%(261건), 위자료·재산분할 2.3%(202건) 순으로 나타났다.
이혼상담의 경우 95년에는 면접상담의 47.3%를 차지하였으나 IMF 경제위기 당시에는 그 비율이 급격히 증가해 99년에는 60.8%까지 올라갔다. 그 후 해마다 계속 감소해 2007년에는 46.2%까지 떨어졌으나 2008년에는 다시 48.2%로 증가하였다. 증가 내용을 살펴봤을 때 경제불황이 가정해체와 긴밀한 관련이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또한, 이혼, 부부갈등 같은 부부관계에 대한 상담 다음으로 파산, 양육비, 위자료·재산분할 등 경제문제를 이유로 한 상담이 많았던 점도 이와 같은 현상을 반영하는 것이라 할 것이다.
가족관계등록부, 전산화 과정에서 빠진 가족 및 새롭게 기재된 전혼자녀에 대해 상담
친양자, 자녀의 나이 및 친부 동의 등 조건에 대해 상담
성변경, 방법 및 절차에 대해 상담
호주제가 폐지된 후 호적을 대체하기 위해 2008년 1월 1일부터 새롭게 시행된 가족관계등록부(62건, 0.7%)와 친양자(17건, 0.2%), 성변경(27건, 0.3%)에 관한 상담이 많았던 것도 새로운 현상이다. 내담자들은 가족관계증명서에 부모나 자녀가 전산이기 과정에서 단순 누락된 점, 여성의 경우에는 과거 호적 상에서는 나타나지 않던 전혼자녀가 새로운 가족관계증명서에서 나타나는 점 등에 대해 주로 상담해왔다. 또한, 성변경과 관련해서는 자녀의 성변경을 상담하는 경우가 많았다. 재혼한 사람들 대부분은 궁극적으로는 자녀가 새아버지의 친양자로 입양되어 성변경뿐만 아니라 새아버지와 친자관계를 형성하기를 원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친양자 입양의 조건인 자녀나이 만 15세미만과 친부의 동의 조건을 갖추지 못해 차선책으로 성변경만이라도 할 수 있기를 희망하는 경우가 많았다. 친부가 오랜 기간 연락을 끊어 친부의 거처를 알 수 없는 경우나 친부가 자녀에게 패륜적인 행위를 한 경우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친양자 입양의 요건 중 하나인 친부의 동의 요건을 완화해 자녀의 복리가 최대한 보장되도록 제도를 수정·보완해 나가야 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 이혼상담
혼인기간은 1-11년, 나이차는 남편 3-4년 연상, 여성은 40대, 남성은 30대, 여성 직업은 전업주부, 남성 직업은 회사원, 남녀 모두 초혼, 고졸의 이혼상담이 가장 많았다.
10년 전에 비해 대학원졸 이상 고학력자의 이혼상담 비율이 여성은 1.2배, 남성은 1.4배 증가해
99년도에 비해 대학원졸 이상 고학력자의 이혼상담 비율이 여성은 1.8배, 남성은 1.4배 증가하였다(여성 2.2%→3.9%, 남성 5.8%→8.1%). 이는 사회가 발달함에 따라 전반적으로 내담자들의 교육정도가 향상된 데에도 원인이 있으나 고학력자들의 경우 부부 간에 가치관이나 견해가 충돌할 경우 서로 간의 의견 차이를 좁히기가 어려워 결과적으로 이혼까지 고려하게 되는 경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은 40대, 남성은 30대가 가장 많았고 남녀 모두 50대의 이혼상담 비율 증가해
여성은 40대(34.7%), 남성은 30대(34.8%)의 상담이 가장 많았으며, 50대 남녀의 상담 비율 증가가 두드러졌다. 99년도에 비해 50대의 이혼상담 비율이 여성은 1.5배, 남성은 1.3배 증가하였는데(여성 13.7%→20.1%, 남성 14.2%→17.8%) 이들은 혼인 초부터 갈등이 존재하였으나 이혼 후 자녀 문제, 생활대책의 문제, 주변의 시선 등을 우려해 이혼 결정을 내리지 못하다 자녀들이 진학하거나 결혼한 다음에 비로소 이혼을 결심한 후 상담소를 찾아오는 경우가 많았다.
10년 전에 비해 재혼가정의 재이혼상담 비율 1.8배 증가해
99년도에 비해 남녀 모두 초혼인 경우의 비율은 감소(87.2%→80.1%)한 반면, 재혼(일방 재혼 포함)인 경우의 비율은 크게 증가(11.0%→18.9%)하였다. 이는 초혼 파경 증가에 따른 재혼의 증가 그리고 초혼보다 더 복잡한 재혼가정의 갈등과 마찰이 재혼가정의 파경을 가져온 것으로 재혼의 재이혼 역시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음을 드러낸다 할 것이다.
◆ 이혼상담 사유 분석
여성의 이혼상담 사유는
1위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경제갈등, 성격차이, 생활무능력, 배우자의 이혼강요, 알콜중독, 빚 등이 우선 순위임)’(민법 제840조 6호)
2위 ‘가정폭력’(3호)
3위 ‘남편의 외도’(1호)
순으로 나타남
남성의 이혼상담 사유는
1위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성격차이, 배우자의 이혼강요, 장기별거, 경제갈등, 생활양식차이, 종교갈등 등이 우선 순위임)’(6호)
2위 ‘아내의 가출’(2호)
3위 ‘아내로부터 부당한 대우’(3호)
순으로 나타남
° 여성의 이혼사유
여성의 경우에는 이혼사유로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경제갈등, 성격차이, 생활무능력, 배우자의 이혼강요, 알콜중독, 빚 등이 우선 순위임)’(37.0%, 1,342명)를 꼽은 경우가 가장 많았으며, 다음은 ‘가정폭력’(35.4%, 1,284명), ‘남편의 외도’(16.6%, 603명) 순으로 나타났다.
° 남성의 이혼사유
남성의 경우에는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성격차이, 배우자의 이혼강요, 장기별거, 경제갈등, 생활양식 및 가치관 차이, 종교갈등 등이 우선 순위임)’를 꼽은 경우가 53.5%(301명)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은 ‘아내의 가출’(18.1%, 102명), ‘아내로부터 부당한 대우’(14.4%, 81명) 순으로 나타났다.
° 불황에 따른 배우자의 가출 호소하는 여성 2007년에 비해 1.3배, 남성 1.6배 많아져
2007년과 비교해 볼 때 경제위기가 다시 시작된 2008년에는 남녀 모두 2호사유 즉, 가출이나 부양의무 불이행 등 악의의 유기를 이유로 한 이혼상담이 증가하였다(여성 8.2%→10.4%, 남성 11.5%→18.1%). 상담을 통해 보면 남편이 실직이나 사업 실패 등을 이유로 빚을 진 채 집을 나간 후 연락을 끊어 아내와 자녀들이 채권자들로부터 빚독촉을 받는 경우가 많았다. 아울러 남성들의 경우에도 불황으로 인해 생활고에 시달리게 되자 아내가 카드 빚 등을 진 후 집을 나가 연락을 끊었다는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경우 남아 있는 배우자와 자녀들은 대부분 정확한 채무액조차 알지 못한 채 계속되는 채무의 독촉과 카드대금 등으로 인해 극심한 불안에 시달리게 된다고 호소하였으며, 이러한 불안에서 벗어나고자 이혼을 결심하게 되었다며 문의해 오는 경우가 많았다. 연령별로 살펴보아도 30대 여성을 제외한 남녀 모든 연령층에서 배우자의 가출을 이유로 한 상담이 증가하여 불황에 따른 빚독촉과 생활고 등에 따른 배우자의 가출이 계층과 연령을 초월하여 이혼의 중대한 원인이 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세대를 가리지 않고 여전히 가정폭력 많아
여성의 경우 남편의 폭력을 이유로 한 상담은 2002년 이후 거의 계속 증가(2002년 25.6%, 2003년 28.4%, 2004년 30.7%, 2005년 35.9%, 2006년 36.6%, 2007년 32.9%, 2008년 35.4%)하여 2008년에도 1/3을 넘어섰다.
° 아내의 부당대우 호소하는 젊은 남성 많아져
한편, 남성의 경우 2007년에 비해 20대와 30대의 젊은 층에서 아내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호소한 비율이 증가하였다(20대 5.6%→6.7%, 30대 9.6%→9.7%). 상담을 통해 보면, 맞벌이를 하는 젊은 남성들의 경우 육아와 가사 분담 부분에서 아내와 갈등 및 마찰을 겪는 경우가 많았고, 원만하게 갈등과 마찰의 원인을 해소하지 못할 때에는 이혼까지 결심하게 되었다는 경우가 많았다.
◆ 이혼상담 사유 중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6호)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
남녀 모두 1순위로 나타난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여성의 경우에는 6호사유 중 ‘경제갈등’으로 인한 상담이 11.4%(153명)로 가장 많았다. 다음은 ‘성격차이’ 10.1%(135명), ‘생활무능력’ 7.6%(102명), ‘배우자의 이혼강요’ 7.5%(100명), ‘알콜중독’ 6.6%(89명), ‘빚’ 5.5%(73명) 순으로 나타났다.
한편, 남성의 경우에는 6호사유 중 ‘성격차이’로 인한 상담이 22.2%(67명)로 가장 많았다. 다음은 ‘배우자의 이혼강요’ 14.6%(44명), ‘장기별거’ 8.0%(24명), ‘경제갈등’ 7.6%(23명), ‘생활양식 및 가치관 차이’ 7.0%(21명), ‘종교갈등’ 6.0%(18명) 순으로 나타났다.
경제갈등 호소하는 여성 해마다 증가
경제위기에 빠진 4/4분기에는 전분기보다 1.7배 많아져
여성의 경우 6호사유 중 ‘경제갈등'으로 인한 이혼상담은 2005년 7.0%, 2006년 10.2%, 2007년 10.4%, 2008년 11.4%로 해마다 증가하였고, 세계적 경제위기에 빠진 2008년 4/4분기에는 3/4분기 9.7%보다 크게 증가한 16.3%를 기록해 불황에 따른 경제갈등이 이혼의 주요 요인이 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아내의 과도한 종교생활 호소하는 남성들 많아져
남성의 경우 6호사유 중 ‘종교갈등’을 이유로 한 이혼상담 비율이 6.0%에 달해 99년에 비해서는 3.8배, 2007년에 비해서는 3.3배 증가하였다(99년 1.6%, 07년 1.8%). 상담을 통해 보면 남편과 아내가 각기 다른 종교를 가져서 이념적으로 갈등이 유발되기보다는 아내가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할 만큼 과도하게 종교활동을 해 갈등이 유발되는 경우가 많았다. 남성들은 주로 배우자의 과도한 헌금, 종교활동을 이유로 한 잦은 모임과 외박, 가사 태만 등을 문제삼았다. 사회가 혼란해질수록 종교에 매달리는 이들이 증가하나 그러한 활동이 과도해질 경우 결과적으로 가정 내 극심한 갈등을 초래해 이혼에까지 이르게 됨을 알 수 있다.
불임을 이유로 이혼 원하는 남녀 증가해
6호사유 중 과거에는 잘 나타나지 않던 ‘불임’을 이유로 한 이혼상담이 2008년에는 여성 0.4%, 남성 0.3%로 나타난 점도 주목할 만하다(99년～02년 여성 0.2%, 남성 없음). 상담을 통해 보면, 다양한 신체적 요인으로 결혼 초부터 불임인 경우도 있었으나 젊은 세대의 경우에는 사회적, 경제적으로 어느 정도 안정된 후 자녀를 가지려고 임신을 미뤘다가 막상 자녀를 갖고자 할 때에는 임신이 되지 않아 부부관계까지 악화되어 이혼을 고려하게 되었다는 이들이 많았다.
10년 전에 비해 배우자의 알콜중독 호소하는 여성 2배, 남성 1.3배 많아져
99년과 비교해 볼 때 6호사유 중 ‘알콜중독’을 이유로 한 이혼상담 비율도 여성은 2배, 남성은 1.3배 증가하였다(여성 3.3%→6.6%, 남성 0.8%→1.0%). 상담을 통해 보면 여성의 경우에는 남편이 혼인 전부터 음주와 관련해 문제가 있었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그 정도가 더욱 심해졌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많았던 반면에, 남성의 경우에는 아내가 혼인 초에는 거의 술을 마시지 않았으나 결혼생활에서 오는 갈등과 마찰 속에서 스트레스 해소 방법으로 술을 가까이 하다 결과적으로 알콜중독에까지 이르게 되었다는 경우가 많았다. 이들은 알콜중독이 중독자 자신에게 신체적, 정신적으로 심각한 피해를 야기할 뿐만 아니라 주벽, 폭언, 기물파손, 폭행, 자살기도 등 여러 가지 문제있는 행동들을 야기해 결과적으로 가족구성원 전체에게 심각한 피해를 초래하고 있다고 호소하였다.
** 결혼이민자 가정에 대한 상담 통계는 추후 별도로 발표할 예정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