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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에 비해 50대 여성의 이혼상담 1.6배
재혼가정의 재이혼상담 2.5배 증가
2009년 한 해 동안 한국가정법률상담소는 총 146,261건을 상담하였다(본부 총 62,890건, 전국 31개 지부 83,371건). 1956년 창립 이래 번민하는 이웃들을 대상으로 꾸준히 상담을 진행한 결과 창립 53주년인 2009년 11월 본부에서는 상담 100만 건을 돌파하였다(본부 상담 누계 1,008,295건).
본부의 2009년도 상담 62,890건을 상담처리별로 분석하면, 법률상담 61,178건, 화해조정 1,191건, 무료대서 221건, 소송구조 300건이었다. 한편, 상담방법별로 분석하면, 면접상담 8,844건, 전화상담 31,624건, 통신상담 7,409건, 서신상담 7건, 지상상담 113건, 순회상담 92건, 출장상담 14,801건이었다. 본부의 2009년도 면접상담 8,844건 중에서는 이혼상담이 51.4%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은 부부갈등 18.7%, 파산 4.9%, 양육비 3.4%, 양육·친권 2.3% 순으로 나타났다.
[ 이혼상담 ]
◎ 여성은 40대, 남성은 30대, 나이차는 남편 3-4년 연상, 혼인기간은 1-11년, 여성 직업은 전업주부, 남성 직업은 회사원, 남녀 모두 초혼, 고졸의 이혼상담이 가장 많아
◎ 이혼상담, IMF 때 급격히 늘었다가 점차 줄어들었으나 2008년부터 다시 증가해
이혼상담의 경우 95년에는 면접상담의 47.3%를 차지하였으나 IMF 경제위기 당시인 99년에는 60.8%까지 급격히 증가하였다. 그 후 경제사정이 조금씩 나아지자 이혼상담 비율도 점차 감소해 2007년에는 46.2%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2008년 미국 발 경제위기가 시작되자 2008년 48.2%, 2009년 51.4%로 이혼상담 비율이 또다시 증가하는 추세를 보여 경제불황이 가정해체와 긴밀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 여성의 이혼상담 건수 증가해
95년에 3,465건이었던 여성의 이혼상담도 IMF를 거치면서 98년 4,517건, 2000년 4,854건으로 계속 증가하였다. 그러다가 2001년에는 3,845건, 2005년에는 3,112건으로 감소현상이 나타났으나 이후에는 다시 증가하여 2006년에는 3,447건, 2007년에는 3,611건, 2008년에는 3,631건, 2009년에는 3,914건을 기록하였다.
연도별 건수의 변화를 고려할 때 여성들의 이혼상담 증감 역시 경제 사정과 맞물려 나타남을 알 수 있다. 그런데 경제사정이 여성들에게 있어서 특히 더 문제가 되는 것은 여전히 여성이 사회적으로나 가정적으로 더 열악한 상황에 놓여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사회가 급속히 변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모성과 육아에 관련한 부분은 여전히 어머니인 여성의 영역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어 직장을 가진 여성들은 경제활동과 더불어 가사와 육아에 대한 부담까지 동시에 지는 ‘수퍼우먼’으로서의 역할을 부여받게 된다. 한편, 여성의 사회진출이 많아짐에 따라 직장을 갖지 않은 전업주부들은 가정의 경영자로서 부족함 없이 가사노동을 잘 수행해 나간다 하더라도 상대적으로 능력 없는 사람으로 취급되어 경제적으로 위축된다. 이처럼 취업을 할 수도, 안할 수도 없는 곤란한 상황에 처한 여성들이 경제상황마저 악화되면 일할 여건도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사회로 내몰리게 되어 결국 가정 내 갈등이 더 커지게 된 것으로 분석된다.
◎ 10년 전에 비해 재혼가정의 재이혼상담 비율 2.5배 증가해
2000년도에 비해 남녀 모두 초혼인 경우의 이혼상담 비율은 감소(88.1%→80.2%)한 반면, 남녀 모두 재혼인 경우의 이혼상담 비율은 2.5배 증가(3.7%→9.2%)하였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남녀 모두 재혼인 경우의 혼인 건수는 2000년 31,863건에서 2008년 42,077건으로 크게 증가하였다. 이처럼 재혼가정의 재이혼상담 증가는 초혼 파경 증가에 따른 재혼의 증가 그리고 초혼보다 더 복잡한 재혼가정의 갈등과 마찰이 재이혼으로 이어져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음을 드러낸다 할 것이다.
◎ 50대 여성의 이혼상담 비율 증가한 반면, 20대 여성의 이혼상담 비율은 감소
여성은 40대(34.1%), 남성은 30대(34.8%)의 상담이 가장 많았다. 한편, 50대 여성의 이혼상담 비율은 2000년 13.4%에서 2009년 21.6%로 약 1.6배 증가하였다. 이들은 혼인 초부터 갈등이 존재하였으나 이혼 후 자녀 문제, 생활대책의 문제, 주변의 시선 등을 우려해 이혼 결정을 내리지 못하다 자녀들이 진학하거나 결혼한 다음에 비로소 이혼을 결심한 후 상담소를 찾아오는 경우가 많았다.
반면, 20대 여성의 이혼상담 비율은 2000년 11.9%에서 2009년 5.6%로 크게 감소하였다. 20대 여성의 이혼상담이 감소한 것은 20대 여성의 갈등 상황 자체가 해소되었다기보다는 혼인건수 자체가 감소한 데에 원인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대 여성의 혼인건수는 2000년 249,903건에서 2008년 193,314건으로 감소하였다.
◎ 이혼상담 사유 분석
여성의 이혼상담 사유
1위 ‘가정폭력’(민법 제840조 3호)(35.9%)
2위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경제갈등, 생활무능력, 성격차이, 빚, 배우자의 이혼강요, 장기별거 등이 우선 순위임)’(6호)(35.4%)
3위 ‘남편의 외도’(1호)(19.0%)
남성의 이혼상담 사유
1위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성격차이, 배우자의 이혼강요, 장기별거, 경제갈등·생활양식 및 가치관 차이, 불성실한 생활 등이 우선 순위임)’(6호)(47.6%)
2위 ‘아내의 가출’(2호)(24.7%)
3위 ‘아내로부터 부당한 대우’(3호)(14.5%)
◎ 여성은 남편의 폭력, 남성은 아내의 가출 호소 증가해
여성의 경우 남편의 폭력을 이유로 한 상담이 가장 많았으며, 2007년 이후 계속 증가(2007년 32.9%, 2008년 35.4%)하여 2009년에는 35.9%로 나타났다. 그런데 남편의 폭력을 이유로 한 아내의 이혼상담이 증가한 원인은 폭력을 비롯한 부당한 대우 자체가 과거에 비해 증가했다기보다는 폭력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려는 태도가 강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즉, 아무리 경미한 폭력이라도 일단 폭력이 발생했을 때에는 무조건 참고 견디며 남편이 변화되기를 기대하기보다 상담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대응 방법을 모색하려는 태도가 강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편, 남성의 경우에는 아내의 가출을 호소하는 비율이 증가(2007년 11.5%, 2008년 18.1%, 2009년 24.7%)하였는데 아내의 가출은 남편의 폭력과 관련지어 생각해 보아야 한다. 남편의 폭력이 있을 때 여성들은 대부분 처음에는 친정으로 피해 도움을 구하나 남편이 친정식구들에게까지 폭력과 협박 등을 일삼으면, 결국 거처를 알리지 않고 쉼터 등으로 몸을 숨기게 된다. 가출 기간 초기에는 남편의 폭력 사실이 더 크게 부각되나 시간이 지나면 점차 남편의 폭력 사실은 잊혀지는 반면, 아내의 가출은 더욱 부각되어 아내만이 유책배우자로 몰리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 이혼상담 사유 중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6호)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
여성은 2순위, 남성은 1순위로 나타난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여성의 경우에는 6호사유 중 ‘경제갈등’으로 인한 상담이 11.2%(155명)로 가장 많았다. 다음은 ‘생활무능력’ 10.6%(147명), ‘성격차이’ 8.9%(123명), ‘빚’ 6.4%(89명), ‘배우자의 이혼강요’ 5.3%(73명), ‘장기별거’ 5.2%(72명) 순으로 나타났다.
한편, 남성의 경우에는 6호사유 중 ‘성격차이’로 인한 상담이 18.9%(57명)로 가장 많았다. 다음은 ‘배우자의 이혼강요’ 12.6%(38명), ‘장기별거’ 7.3%(22명), ‘경제갈등’ · ‘생활양식 및 가치관 차이’ 각 5.6%(17명), ‘불성실한 생활’ 5.0%(15명) 순으로 나타났다.
◎ 10년 전에 비해 경제 문제 호소하는 여성 많아져
여성의 경우 6호사유 중 ‘경제갈등’(2000년 8.3%→2009년 11.2%), ‘생활무능력’(2000년 5.7%→2009년 10.6%), ‘빚'(2000년 3.5%→2009년 6.4%)에 대한 상담이 2000년에 비해 모두 증가해 경제문제로 인한 고충이 심각함을 알 수 있었다. 상담창구를 통하여 보면, 여성은 남편의 경제권 장악, 무리한 투자, 보증, 실업에 따른 경제적 곤궁, 취업의욕 상실, 빚 등으로 인해 갈등을 겪는 경우가 상당수에 달하였다. 또한, 여성은 맞벌이나 부업 등으로 경제권에 대한 기대치가 상승한 반면, 남성은 여전히 가부장적 의식 하에서 아내의 경제활동을 통제하고 간섭해 이혼의 주된 원인이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대화단절로 인한 정서적 이혼 상태에 놓인 여성들 많아
여성의 경우 6호사유 중 ‘대화단절’을 이유로 이혼상담을 받은 경우도 2000년에 비해 3.5배 증가하였다(2000년 0.4%→2009년 1.4%). 상담창구를 통하여 보면, 한 집에 살면서도 수년간 이미 서로 말 한마디도 하지 않은 채 결혼생활을 유지해 온 경우가 많았다. 이들은 자녀나 부모, 주위 사람들의 시선 등을 고려해 단지 서류상으로만 혼인관계를 정리하지 않았을 뿐 이미 가정으로서의 제 기능을 상실한 경우가 많았다.
◎ 10년 전에 비해 남편의 신체적 질병 호소하는 여성 6.5배 많아져
2000년과 비교해 볼 때 6호사유 중 ‘신체적 질병’을 이유로 한 여성의 이혼상담 비율이 6.5배 많아졌다(2000년 0.2%→2009년 1.3%). 과거에 비해 의료 기술은 발달했으나 스트레스 증가에 따른 갑작스러운 질병, 각종 사고들로 인해 남편이 장애를 갖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아내들의 경우 질병으로 인한 병수발 자체도 힘이 들지만, 치료과정에서 드는 병원비와 생활비 부담 등을 더 어려워한다. 또한 남편이 자신의 어려움을 헤아리기보다는 여전히 가부장적인 모습으로 아내들에게 명령하고 통제하려 할 때 견디기 힘들다고 호소해왔다.
◎ 아내의 과도한 종교생활 호소하는 남성들 많아져
남성의 경우 6호사유 중 ‘종교갈등’을 이유로 한 이혼상담 비율이 2000년 1.5%에서 2009년 4.3%로 약 2.9배 증가하였다. 상담을 통해 보면 남편과 아내가 각기 다른 종교를 가져서 이념적으로 갈등이 유발되기보다는 배우자 입장에서 볼 때 아내가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할 만큼 과도하게 종교활동을 해 갈등이 유발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다. 남성들은 주로 배우자의 과도한 헌금, 종교활동을 이유로 한 잦은 모임과 외박, 가사 태만 등을 문제삼았다. 사회가 혼란해질수록 종교에 매달리는 이들이 증가하나 그러한 활동이 과도해질 경우 결과적으로 가정 내 극심한 갈등을 초래해 이혼까지 고려하게 됨을 알 수 있다.
◎ 남녀 모두 불성실한 생활과 불신을 호소하는 비율 증가해
남녀 모두 2000년에 비해 6호사유 중 ‘불성실한 생활’(여성 2000년 2.7%→2009년 3.8%, 남성 2000년 2.5%→2009년 5.0%)과 ‘불신’(여성 2000년 0.3%→2009년 2.6%, 남성 2000년 0.3%→2009년 2.7%)을 문제 삼는 경우가 증가하였다. 아내들은 남편이 구직활동을 하지 않으면서 외박이나 게임 등을 하며 불성실한 모습을 보일 때 남편에 대한 믿음을 가질 수 없다고 호소하였다. 반면에 남편들은 아내가 직장생활을 이유로 음주 후 늦은 귀가를 하거나 가사일을 돌보지 않으면 불성실하다고 단정하고 불신하는 모습을 보였다.
◎ 남녀 모두 장기별거 호소하는 비율 증가해
남녀 모두 2000년에 비해 6호사유 중 ‘장기별거’(여성 2000년 2.7%→2009년 5.2%, 남성 2000년 3.0→2009년 7.3%)를 문제 삼는 경우가 증가하였다. 별거는 다른 사유와 달리 처음에는 일방의 귀책사유로 야기된 경우라 하더라도 장기화될 경우에는 원래의 귀책사유는 희석되는 반면 현실적으로 드러난 별거 상황 자체만이 부각되는 경향으로 나타났다.
◎ 남녀 모두 성격차이 호소하는 비율은 감소해-구체적 6호사유 대두
남녀 모두 2000년에 비해 6호사유 중 ‘성격차이’(여성 2000년 18.0%→2009년 8.9%, 남성 2000년 35.3%→2009년 18.9%)를 문제 삼는 경우는 감소하였다. 이는 부부 간에 성격차이 자체가 줄어들었다기보다는 과거에 비해 부부가 문제 삼는 상대와의 갈등이 더 구체적이고 세분화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즉, 과거에는 상대와 잘 맞지 않으면 무조건 성격차이로 단정짓는 경향이 있었으나 근래 들어서는 ‘경제갈등, 불신, 성적 갈등, 중독증, 인터넷관련 등’ 내세우는 사유들이 점차 구체화되었고, 그로 인해 상대적으로 성격차이라는 추상적인 사유의 비율이 감소된 것으로 보인다.
문의 : 박소현, 김진영 상담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