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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30대 중반 여성이고
남편과는 2014년 겨울 결혼했습니다.
저는 통번역사이고 남편은 연구원입니다.
결혼한 그해 겨울 계획하지 않았던 임신이 되었고
저는 스스로도 놀랄정도로 아이가 부담스럽고 원치 않는다는 마음이 들어 울었습니다. 그렇지만 생긴 아이이니 나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실제로도 남편에게 그렇게 말을 했을때, 남편은 갑작스럽게 생겼고 그당시 제가 처방 받아 먹었던 편두통 약들과 피부과 약과 주사 등등 걸리는 부분도 있으니 서로 마음의 준비가 되고 원할때 낳자고 하여 아이를 중절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 저에게는 우울증이 찾아왔습니다. 왜 아이가 그렇게 부담스럽게 느껴졌을까 계속 고민이 되었고, 제가 고등학교 무렵부터 목격한 가정폭력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 친정 아버지의 가정폭력은 매우 오랜 기간 지속되어 제가 고등학생인 시절부터 사회 초년생이었던 30대 초반까지 어머니가 울며 전화하시면 집으로 가서 말리거나, 집에서 칼을 들고 어머니를 위협하는 아버지를 제가 몸으로 막아서는 등의 일을 수도없이 해야했습니다.
그렇지만 결혼했을 시점에 항우울제를 복용하거나 신경정신과를 다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25세 정도에 잠깐 병원을 다니다 말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냥 가벼운 우울감 정도를 가지고 살았지 결혼 당시 우울증을 가지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우울증 치료가 2년 정도 지속되어 끝나갈 때까지, 저희 부부는 성관계 없이 지냈습니다. 제가 성욕이 없기도 했고 남편이 많이 참아주었던 것으로 생각합니다. 또 약 복용을 중단하고 아이를 갖자고 말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그맘때 2016년 겨울에 제가 미혼 시절부터 9년간 같이 키운 고양이가 갑자기 죽게 되어 우울증이 악화되었습니다. 그리고 또 1년의 시간이 성관계 없이 흘렀고, 그 기간 저는 많이 힘들었습니다. 울기도 많이 울고 남편의 말로는 죽은 고양이 없이 어떻게 사냐며 소리치는 제 모습이 많이 충격적이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일년이 지난 지난해 11월 부터 남편은 이혼을 요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시부모님이 중재해 주실것이라는 기대로 시부모에게 말하겠다는 남편을 말리지 않았는데, 오히려 시부모는 저를 병균 보듯이 쫒아내려 안달이었습니다. 가정폭력이 있는 집에서 자란 우울증있었던 여자라는 점이 너무 싫다고 하였습니다. 남편은 11월 초에 이혼 요구를 하였는데, 친척에게 부끄러우니 중순에 있는 제사 전에 이혼서류 마무리를 했으면 좋겠다는 요구를 해서 실제로 이혼 서류를 접수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리고 제 친정과는 아무런 관계도 없기를 바래서, 친정 부모와의 연은 끊은 상태입니다. (이 부분은 남편과 상관 없이 제가 원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남편에게 제가 안타깝고 여자로서 이야기를 들어주겠다고 했다던 시어머니는 실제로 저를 만난 자리에서 저는 폭력적인 가정 출신이라 남편은 절 이해할 수가 없으며 맞지 않다는 이야기를 하였고, 잘 해보고 싶다며 애원하는 제게 그건 제 생각이라며 몇번이고 냉정하게 대했습니다. 그리고 자기 집안은 연구원 집안 인데 아무 볼것도 없는 저희 집과 결혼 허락한 것을 고맙게 여겨야 한다는 식으로 말하며 (남편 부모는 대졸자이나 저희 부모는 고졸입니다), 자신들이 체면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이혼을 선택하는 자기들의 피해가 막심하다는 걸 알아야 하며, 위자료를 요구하지 않고 맨손으로 나가게 해주는 것을 고맙게 여겨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남자에게 인기 많은 스타일이며, 힘든 가정폭력도 버텨냈으니 이혼도 버텨낼 것이라고 격려로 말했습니다.
그 이후 저는 이혼을 받아들이기로 마음을 정리했고, 집에서 하던 프리랜서 일 말고 취업을 해 자동차로 한시간 거리의 회사를 통근하고 있었습니다. 남편은 제가 바로 집을 나가는 것을 만류했고, 자기 결정을 기다리라 했으며, 그 결정으로 돈 관리는 자신이 하고, 아이를 갖고, 적어도 자신과 미래에 태어날 아이는 제 친정을 보지 않는 걸로 하고 다시 살자고 하였고, 저는 제 대답을 기다려달라고 하였으나, 남편은 대답만 하고는 제 결정을 들어보지 않고 자신의 부모에게 저와 다시 살기로 하였다고 통보하였고, 남편에 대한 애정이 남아있던 저는 다시 살아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리고 이후 거의 반년동안 저는 저희 부부 관계 개선과 저 스스로도 나아지기 위해서 주말마다 심리 치료를 계속해서 받아왔고, 매달 제가 버는 돈의 일부를 남편에게 보내고 나머지는 집안의 생활비, 심리치료비, 통근비 등으로 사용했습니다 (남편이 버는 돈은 모두 남편이 저축). 하지만 매일 아침 8시까지 한시간 거리를 넘게 출근을 하고 일이 많은 회사에 적응하다보니 피곤이 쌓이고 집에 왔을때 남편이 성관계를 원하기도 전에 잠이 들어버릴때가 많았습니다. 그렇지만 최근 몇달간 성관계를 거부한 적이 없고, 오히려 제가 먼저 성관계를 하자고 한적도 있었으나, 남편은 자신은 이제 성관계를 원한다고 하기도 싫고 무조건 제가 유혹하듯이 적극적으로 나와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왜 아이를 낳지 않냐며 저를 비난합니다. 제가 일을 하는 것도 마치 제 자아 성취를 위해서만 인듯 말하며 여자들이 문화센터다니는 것과 다를바 없다고 하고, 갑자기 일년 반 전 고양이가 죽었을때 울었던 제 모습이 대한항공 조현민이 사람들에게 소리지를때와 똑같다며 비난했습니다. 그리고 엊그제 있었던 가족 환갑 행사에 제가 참석하지 않았다면, 자기 부모님이 분노해서 우리 둘을 이혼시켰을 것이라고도 말했습니다. 이밖에도 기억나지 않는 폭언들을 하고, 평상시에는 아무렇지 않게 지내는 생활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남편에게 부부상담을 받아보자고 하였으나, 자신이 저에게 폭언을 하는 것은 제가 성관계를 하지 않아서이고 제가 이전에 했던 일들에 대한 대응이라 자신은 아무런 문제가 없고 피해자이기만 한데 왜 상담을 받아야 하냐고 남편은 말합니다. 부부관계를 하더라도 제가 억지로 하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는건 서로에 대한 공감과 애정이 부족해서인데, 저는 이부분을 채워보고자 남편을 이해하려고 노력했지만, 남편은 제가 잘못한 것이니 저만 노력하면 된다고 합니다. 심지어는 제가 성관계를 하지 않은것이 불륜을 저지른 여자 정도로 잘못을 저지른 것으로 말합니다. 부부라면 상대의 성적인 욕구를 충족시켜주어야 한다면서요.
현재 남편은 우리 관계가 어떻게든 빨리 정해졌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제가 지금 직장 근처로 빨리 방을 얻어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그리고 저도 더이상은 폭언을 견딜 수가 없어서 우선은 나가야겠다는 결정을 했습니다), 보증금으로 2000만원을 주겠다고 했으나 이는 줄지 확실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돈을 받더라도 나중에 이혼하게 될 경우 남편이 다시 돌려 받으려 할지 걱정이 됩니다.
결혼을 하고 거의 쉼 없이 일을 했습니다. 프리랜서로 일을 할때는 수입이 줄어들때도 있었지만 그래도 계속해서 돈을 벌었습니다. 지금 사는 집은 남편이 해온 집이고 혼수는 같이 살면서 마련했습니다.
저와 같은 상황에서 취할수 있는 방법이 어떠한 것들이 있을까요? 그리고 제가 지금 주변의 조언을 거의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혼자 결정하려다 보니, 남편의 저 정도의 폭언이 이혼 사유가 되는 것인지도 판단하기가 힘이 듭니다.
이렇게 긴 글을 써본적이 있었나 할 정도로 긴 글이네요..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도움 간절하게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이혼은 부부가 서로 합의해서 할 수 있으며,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재판을 통해 할 수도 있습니다. 재판을 통해 이혼하려면 그 이혼원인이 「민법」에서 정한 재판상 이혼의 사유에 해당되어야 합니다.
민법 제840조(재판상 이혼원인) 부부의 일방은 다음 각호의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가정법원에 이혼을 청구할 수 있다.
1. 배우자에 부정한 행위가 있었을 때
2. 배우자가 악의로 다른 일방을 유기한 때
3. 배우자 또는 그 직계존속으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4. 자기의 직계존속이 배우자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5. 배우자의 생사가 3년 이상 분명하지 아니한 때
6.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
작성하신 내용은 제6호 등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혼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한 종국적인 판단은 법원에서 내려지게 됩니다. 따라서 폭언도 구체적인 내용 및 증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당사자께서는 소송에서 증거를 통하여 주장 및 입증하셔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