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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면서 전셋돈이 모자라 친정엄마가 돈을 보태면서, 시어머니와 남편 그리고 제 여동생이 함께 살며 결혼생활이 시작되었습니다. 1년 정도 지나서 동생은 따로 독립을 했고, 시어머니와 남편, 저, 아이, 이렇게 넷이 살게 되었습니다. 시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셔서 명절과 제삿날 상을 차렸습니다. 아이 두돌이 지나고 돌아오는 설명절에 차례를 지내고 기차표를 끊어 아이와 둘이 친정에 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남편이 밤에 술을 마시다 친정으로 전화를 해서, 시어머니가 명절에 선물도 안사줬다면서 잘못가르쳤으니 잘가르쳐서 보내던지, 아니면 보내지 말라고 했다면서 친정엄마께 막말을 했습니다. 결혼초부터 여자는 무조건 시댁에 복종해야 된다며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었고, 이때부터 언어폭력과 강압적인 행동, 무시, 함부로 대하기 시작했습니다. 둘째가 태어나고 어느 날 술을 마시다 시어머니와 남편이 말다툼을 하게 되었는데, 내용은 며느리가 시어머니를 거슬리게 한다는 거였습니다. 그날 밤 세간살이를 다 부시고 저를 죽인다고 쫓아다녀, 아랫집으로 피신하게 되었습니다. 폭력은 이때부터였습니다. 전 결심을 하고 시어머니와 남편 둘이 살고, 제가 애들을 데리고 살테니 따로 살자 했습니다. 그 일을 계기로 어찌어찌 시어머니와 분가를 하게 되었습니다.
분가 후에 이사를 하게 됐는데, 그때부터 또 다른 고난이 찾아 왔습니다. 시어머니가 날마다 남편에게 전화해서 너 마누라가 나를 쫓아냈다, 나 아파서 못살겠다고 하시니, 남편도 언제부턴가 네가 우리엄마 쫓아냈다면서 함부로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그즈음 남편이 시골친구들과 만나면서, 여사친과 바람을 피웠습니다. 술 마시고 외박한 적도 많았고, 주말에도 늦게 들어와서 하루종일 자다가 여자친구와 둘이 내 흉을 보면서 통화를 하기도 했습니다. 어느날 외도를 알게되서 저녁 먹으면서 얘기를 하게 됐는데, 그릇을 다 엎어버리고, 너가 울엄마 쫓아내서 힘들게 해서 너랑 살기 싫으니 큰딸을 데리고 나가라고 했습니다.(큰딸이 장애를 가지고 태어났는데, 세살때 알게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제탓이라며 나는 책임못지니, 저보고 아이데리고 나가라는 말을 수시로 했습니다.) 제가 싸우기 싫어 애들 방으로 들어갔는데, 제 정수리 머리채를 잡아채며 거실로 끌고 나왔습니다. 전 놀라서 바지에 오줌을 쌌고, 정수리 머리는 그때 빠져서 지금도 살짝 훤합니다. 여자친구는 그 이후에도 계속 만났고, 술마시고 폭언은 일상이고, 여자친구와 살거니까 큰딸 데리고 나가라는 말도 서슴치 않고 수도 없이 했습니다. 정말로 여자친구와 술마시다 집으로 데리고 온 적도 있습니다. 같이 살겠다고~~. 또 아이들 어렸을 때, 남편의 모임에서 강원도로 놀러 간 적이 있습니다. 거기서 술을 조금 마시고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는데, 잠깐 나와보라더니 저를 마구마구 주먹과 구둣발로 때렸습니다. 내 행동이 잘못됐다면서요. 그리곤 혼자 택시를 타고 집으로 가버렸습니다. 저는 맞아서 퉁퉁부은 얼굴로 아이 둘을 데리고 밤새 기차역에서 기다렸다 첫 기차를 타고 집으로 왔습니다. 그런데 현관문을 잠궈버리고 열어주지 않아서 할 수 없이, 며칠동안 윗집에 신세를 지기도 했습니다. 그때 저는 턱뼈가 부러져 병원에 입원해서 철심을 박았습니다. 그 일로 이혼하자고 했는데, 각서를 쓰며 절대 나쁜 짓 안하고 잘살겠다고 해서 또 믿었습니다. 그런데 믿을걸 믿어야 했는데~~ 그 이후에도 자기 맘에 안들면 날마다 술주정으로 괴롭혔고, 필요할 땐 잘해주면서 필요한 것을 챙기고, 챙긴 후엔 180도로 변하기도 많이 했습니다.
저는 가진 것도 없었고, 잘난 것도 없고, 친정도 힘이 없고, 큰딸도 그냥 놔둘 수가 없어 직장도 못 다녔고, 동생도 애기였고 해서 어쩔 수 없이 참다 보니, 어느덧 자식들도 성인이 되었더군요.
그렇게 살다가 작은아이가 대학 들어갈 때 쯤 큰일이 하나 또 터졌습니다. 시동생이 하던 일이 잘못되어 거지가 되게 생겼다고, 그래서 살 집을 마련해줘야 된다고, 그러면서 작은아이 등록금은 생활비 준거에서 내라고 했습니다. 남편이 자영업을 하다보니 국가혜택은 하나도 없어 등록금 100%를 다내야 해서 꽤 큰돈이었습니다. (남편은 저한테 돈도 많이주면 안되고, 재산도 본인이름으로 해야지 갑질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시동생 가족은 남편회사 근처 아파트를 마련해주고 살게 해줬고, 우리집은 날마다 전쟁터였습니다. (이때 저희 집도 이사를 하게 됐는데, 돈이 모자라니 제이름으로 대출을 받아 달라 해서 받아줬다가, 제 이름으로 대출 받았으니, 생활비에서 모아 놓은 돈으로 갚으라 해서 나중에 제가 갚았습니다.)
그후 2년 반정도 나랑 살기 싫다고 회사근처 지방도시에 아파트를 얻어서 살다가, 집으로 다시 들어와 산지 5년째 되 가는것 같습니다. 나가 살면서 주말엔 집에 왔고, 한번은 공휴일이 낀 3일 정도 휴무일 때 다툼이 있었는데, 술마시다 저에게 폭언과 폭력을 휘둘러 경찰서에 신고한 적도 있습니다. 다음날 오전에 아들과 함께 경찰서에 가서 아들이 보증을 서고 조서를 작성했습니다. 남편은 유치장에 하루 있다가 나왔는데 그때도 만취 상태여서, 저랑 아들은 집 앞 찜질방으로 이틀 피신해 있었습니다. 그 일로 한달 접근금지 명령을 받아 아들과 저는 집으로 들어올 수 있었습니다. 그 이후 남편과 관계된 사람들이 알게 돼서 쪽팔렸는지, 술주정 안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았습니다.(그전부터 제가 밖에서 남편 아는 사람들과 만남을 일체 함께 하지 않았었고, 회사도 도와줬었는데 퇴사처리하고 일체 모른 척 했고, 집에서 술 마시는 자리도 함께 하지 않았습니다.) 남편은 지금도 날마다 소주 서너병 정도 마시며, 싸우고 나면 2박3일동안 마시면서 술주정과 함께 사람을 쫓아다니면서 달달 볶습니다.
다행히 자식들은 잘 커줘서, 큰애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계약직으로 일하고 있고, 작은아이는 대학원에 다니고 있습니다. 그런데 남편은 작은아이가 유명대학원에 가니 태도가 바뀌더군요. 아들이 남편보다 더 잘났다고 생각해선지 함부로 못했습니다. 저와 딸은 간간이 모자라는 사람 취급했지만요...그러나 돈은 내가 벌어서 너희들 먹여살리고, 내가 학비 대줬으니 내말 잘듣고 나한테 복종해라는 암묵적인 의미의 말들도 많이 했고, 저한테 애들은 남편편이니 너만 집나가서 살면 되겠다는 말도 가끔 했습니다.
그렇게 힘들게 살아왔음에도, 저는 지난 세월을 또 망각하고 남편이 바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또한번 큰일이 터지고서야 저는 깨달았습니다. 저라는 사람은 남편의 동반자도 아니고 사람도 아니고, 그저 이용 당하는 도구일 뿐이라는 것을요. 남편의 욕구를 채우기 위해 맘대로 사용하고, 말 안들으면 폭언과 폭력을 휘둘러서라도 남편이 원하는 것을 얻어내고, 필요 없을 땐 가차 없이 버려지는 사람도 아닌 개라는 것을요. 제 삶에 있어 저는 없고 남편이 휘두르는 폭언과 폭력을 실천해주는 사람이 바로 저였다는 것을요. 그리고 지금은 성인이 된 아들 등에 기대서 살며, 아들의 앞길을 제가 옭아매고 있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단호하게 결심을 하고, 남편 몰래 저와 딸은 전셋집을 구해 나가게 되었습니다. (이삿날은 약 2주일 남았습니다.) 아들은 혼자 천천히 독립하기로 했구요. 그런데 이혼하는것에 대해서 법적인 해결책을 전혀 모르다보니 간과하고 넘어간것 같습니다. 재산분할과 위자료에 대한 증거수집도 그렇고, 제가 집을 먼저 나가는게 저한테 불이익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구요. 법적인 부분을 먼저 알아봤어야 했는데, 감정적으로 먼저 대처한것 같습니다.
이에 해결책을 도움받고자 문의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