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상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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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어렸을 때의 기억으로 돌아가보자면, 저는 어렸을 때 아빠가 등산가서 집으로 건 전화를 받고, 아빠가 집에 돌아온 다음에 구타를 당했습니다. ‘아빠한테 왜 전화했어? 가 뭐냐.’ 면서요. 기억 안나는 어느 크리스마스 날에는, ‘너는 너무 순해서 문제다. 내가 좀 단련시켜야겠다.’ 라는 이유를 들며 맷집을 키워준다고 구타를 했고요.
다만, 이 일들은 너무 오래 전 일들이라 순간적인 기억만 남아있고 구체적인 정황이나 상황은 기억나지 않습니다.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내용은 이 다음부터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사례와 지금부터 적는 사례는 모두, ‘음주’ 상태임을 알려드립니다.
아빠는 주에 5회 이상 음주를 합니다. 그러고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매일 엄마나 저한테 싸움을 겁니다. 그 싸움의 원인은 매우 사소한 문제고요. 예를 들자면, 샤워하고 화장실에 거품을 왜 제대로 치우지 않았냐, 강아지 배변장소를 어디다가 설정할거냐 이런 문제들이지요.
저 두 가지 문제들을 가지고 일어난 논쟁을 되짚어보자면,
‘너는 왜 샤워하고 나서 거품을 제대로 치우지 않냐. (샴푸통을 들고 아무렇게나 뿌려대면서) 너는 다음 사람이 이렇게 거품 흥건한데 기분이 좋겠냐.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씻고 나왔으면 거품을 좀 치우라는 말이야. 아니, 생각을 좀 해봐. 네가 씻으러 들어왔어. 근데 화장실에 거품 흥건하고, 물에 다 젖어있으면 기분이 좋겠어? 이러면 좀 치워야할 것 아니야.’
같은 말을 이런 식으로 계속 반복합니다. 똑같은 말을 적어도 5번 이상 반복하고, 제가 중간에 말 끊고 ‘알았어요. 그러면 @@하란 소리죠?’라고 말하면, 아빠는 또 말하죠. ‘닥치고 얘기 들어봐.’ 하면서 똑같은 얘기가 다시 시작됩니다.
이런 일들이 정말 사소해보이지만, 정말 자주 이런 일을 겪는 사람의 입장에선 정신병 걸릴 것 같고, 말을 안들어주면 끝까지 쫓아와서 말하고, 들어주면 똑같은 얘기여서 정신병 걸릴 것 같고 그렇습니다.
언제는 이런 대화패턴이 너무 짜증나서, 정면으로 맞서봤어요.
‘그러니까 @@하란 소리죠?’ > ‘닥쳐봐. 그러니ㄲ’ > ‘아 그러니까 아빠는, ‘ > ‘아 좀 닥치라고!’ > …
이런 식의 의미없는 대화가 계속 반복되다가, 너무 답답해져서 좀 비꼬는 듯한 화법을 썼어요. 그러니까 아빠는 @@하라는 뜻이었는데, 왜 이걸 이렇게 질질 끄는지 모르겠네요! 이런 화법이죠. 계속 닥치라고 하길래, 종이에 적어서 할 말을 하니까, ‘정말 눈물나게 고맙다.’ 이러길래 ‘그래요, 그럼 평생 간직하세요.’ 이러니까 ‘니는 그게 할말이냐?’ 이러지 않나.
저 정면으로 맞선 상황에서 감정이 격해져서, 아빠는 ‘너는 안되겠다. 어른한테 기본이 안돼있다.’ 하면서, 뺨을 몇 대 때렸어요. 거기다 분이 덜 풀렸는지 책상 위에 있는 달력으로 제 머리를 내려쳤구요.
상황을 보고 있던 엄마가 아빠를 말리려고 곁으로 오니까, 또 엄마를 밀쳐내고 계속 상황을 이어갔구요.
저는 이런 상황이 올까봐 혹시 몰라서 상황을 녹음하고 있었고, 녹음자료는 아직 가지고 있습니다. 병원에 갈 정도로 심각한 상처가 생긴 것도 아니었고, 상황이 끝나고 아빠가 정신을 차리고 좀 차분하게 말하고, 다음 날 ‘얼굴은 좀 괜찮냐.’ 물어보길래 넘어가려고 했어요.
그런데 저런 대화가 대화가 계속 반복되고, 강아지 문제로 아빠랑 의견이 안맞아서 대화하고 있던 중 ‘강아지 데려와서 가족끼리 문제 생기게 하지 마라고 했잖아!’하면서 오히려 엄마한테 가스라이팅하는 거 보고, 그냥 넘어가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내가 이상한 게 아니라 네가 이상한거다.’ 식으로 대화하는 아빠의 화법, 그리고 구타 기록. 이대로 살면 제가 아빠를 치든, 아빠가 저를 더 치든 할 것 같아서 너무 힘듭니다. 아빠가 술을 사온 모습만 보면 가슴 한 켠으론 불안하고요. 가정폭력으로 볼 수 있고,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요?
가정폭력이 발생한 때 귀하는 경찰에 신고할 수 있습니다. 경찰단계를 거쳐 검찰, 법원단계로 사건은 진행되게 됩니다.
경찰로부터 가정폭력사건을 송치 받은 검사는 수사에 착수하게 되는데, 가정폭력범죄가 재발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 검사는 직권 또는 경찰관의 신청에 의해 임시조치를 법원에 청구할 수 있습니다(가정폭력처벌법 제8조).
이때 청구할 수 있는 임시조치로는 가정폭력처벌법 제29조 제1항에서 규정한 임시조치 중 행위자를 피해자나 가정구성원의 주거나 점유하는 방으로부터의 퇴거 등 격리, 피해자 또는 가정구성원의 주거, 직장 등에서 100미터 이내의 접근금지, 피해자 또는 가정구성원에 대한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금지(동법 제29조 제1항 제1호 내지 제3호) 등이 있습니다.
법원단계를 살펴보면, 법원은 가정보호사건을 심리한 결과 일정한 처분이 필요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다음과 같은 보호처분을 할 수 있습니다(가정폭력처벌법 제40조 제1항).
1. 가정폭력행위자가 피해자 또는 가정구성원에게 접근하는 행위의 제한(6개월 이내)
2. 가정폭력행위자가 피해자 또는 가정구성원에게 ‘전기통신기본법’ 제2조 제1호의 전기통신을 이용하여 접근하는 행위의 제한(6개월 이내)
3. 가정폭력행위자가 친권자인 경우 피해자에 대한 친권행사 제한(6개월 이내)
4. 「보호관찰 등의 법률」에 의한 사회봉사, 수강명령(200시간 이내)
5. 「보호관찰 등의 법률」에 의한 보호관찰(6개월 이내)
6. 「가정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서 정하는 보호시설에의 감호위탁(6개월 이내)
7. 의료기관에의 치료위탁(6개월 이내)
8. 상담소 등에의 상담위탁(6개월 이내)
이들 처분은 병과할 수 있도록 되어 있으며(동법 제40조 제2항), 필요한 경우 1회에 한하여 보호처분의 종류와 기간을 변경할 수 있습니다(동법 제45조 제1항). 또 변경 전 처분 기간을 합산하여 사회봉사 및 수강명령은 400시간, 이를 제외한 나머지 보호처분의 경우에는 1년을 각각 초과할 수 없습니다(동법 제45조 제1항, 제2항).
아무쪼록 잘 해결되시기 바랍니다.
